내 기억에 난 간지럼을 아주 잘 타는 편이었다. 간지럼은 아무 생각 없이 숨이 막히도록 우스운 것이 특징이다. 누구 손길이 어딘가 내 몸에 닿기만 하면 꾹꾹대며 웃음이 나왔고, 또 그것을 참을 수가 없었다.
서너 살 쯤 되었을 때인 듯한데 겨울이면 가끔 부엌 옆 마루방에 커다란 양은그릇에 더운 물 담이 놓고, 일하던 춘천 아줌마가 나를 목욕시켜 주던 생각이 난다. 그 손길이 어찌나 간지럽던지 깔깔대면서 몸을 꼬며 발버둥을 치면, 그 아줌마는 물 튄다고 엉덩이를 때리며 야단을 하던 생각이 난다. 간지럼에 대한 나의 기억 중에 하나이다.
아- 유- 간지러워라!
이 말을 하던 어린 시절에 그 말 속에는 꽤나 재미나고 즐거운 여운이 있었던 기억이다.
지금 그 옛날 그런 간지럼은 모두 잊어버렸고, 아무 생각없이 깔깔대던 즐거운 일도 잊혀진 듯 하다.
그러나 지금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날이면, 난 그 때 그 여운과 같은 기분이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