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김영무
이 땅에 시인 하나
풀 꽃으로 피어나
바람결에 놀다 갔다.
풀무치 새 울음소리 좋아하고
이웃 피붙이 같은 버들치
힘찬 지느러미 짓
더욱 좋아했다.
찬 이슬 색동보석 맺치는
풀섭세상
-- 참 다정도 하다.
2001.11.23 평촌
김영무
서울대 영문과 교수로서 오랫동안 암과 투병하다가 어제(11월26알) 약관 58세로
이 세상을 떠나기 3일 전에 쓴 시이다.
어떻게 자신의 죽음을 앞두고 이렇게 아름다운 시가 나올 수 있을까.
무지개 같이 영롱했던 꽃동산에서의 삶을
시인은 다정하고 발랄한 마음에서 우러나온 시로 노래했다.
(나도 죽음을 평온하게 받아들일
티 없는 소년의 맑은 마음의 여유를 갖게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