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병근이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계속 홈런행진을 하고 있다.
지난 여름에 <그냥 심심할 때 읽어보라고- 책 그리고 산수>라는 글을 한 편 게시판에 올리더니 불과 두 달 남짓 되는 기간에 대단한 역작을 아홉 편이나 연재하고 있다. 평균 일주일에 한 편 꼴이다. 한 편 한 편이 나 혼자 읽기에는 너무 벅차서 나는 그의 글이 나오면 집사람을 불러서 함께 읽는다. 한 번도 병근이를 본 적이 없는 집사람이 그의 팬이 되어 버렸다.
놀라운 일이다. 나는 한병근의 소위 <심심풀이 땅콩> 시리즈를 읽으면서 그가 이처럼 재미나고 감동적이고 적당한 교훈까지 깃들여 격조 높은 글을 쓴다는 사실이 자랑스럽고 즐겁고 질투로 배가 아플 지경이다. 그러면서 그의 다음 번의 <심심풀이 땅콩>에는 어떤 얘기가 나올까를 은근히 숨죽이고 기다리곤 한다.
한 오륙 년 전쯤 됐을까? 한병근은 나에게 이런 얘길 들려준 적이 있었다.
어느 날 저녁 그는 퇴근길에 문구점에 들려 원고지를 500매를 사 가지고 집에 들어갔다. 그리고는 그의 세 아들을 불러 앞에 앉히고 탁자 위에 원고지 500장을 올려놓았다. 아이들은 무슨 영문인가 하고 원고지와 아버지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는 웃지 않고 말했다.
"얘들아, 아버지가 이 원고지에 글을 써서 앞으로 책을 출판해 보려고 하는데 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하느냐?" 느닷없는 질문에 당시 청소년들인 그 아이들은 눈을 둥그렇게 뜨고는,
"아버지, 갑자기 무슨 말씀이세요? 다시 한 번 말씀해 보세요."
"아니, 아버지께서 글을 쓰시겠다구요? 책을 내시겠다구요, 하하하"
"글은 아무나 쓰나요? 참으세요, 아버지" 라고 비판적으로 대답하더라는 것이었다.
옆에 앉아서 그 아이들에게 무참하게 깨어지는(?) 아버지의 처지를 애처롭게(?) 바라보던 그의 부인이,
"아니, 얘들아, 그래도 아버지께서 모처럼 글을 쓰시겠다고 하시면, <예, 아버지는 잘 쓰실 것입니다. 써 보십시오. 저희들이 책으로 출판해 드릴께요.> 라고 말씀드려야지, 아버지 말씀에 대해서 그렇게 함부로 말하는 법이 어디 있니?"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제 그의 세 아들들은 그날 저녁 느닷없이 원고지를 사 들고 들어와서 글을 쓰겠노라고 하시던, 이해할 수 없었던 그들의 아버지를 새삼 존경하게 됐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어머니의 말씀처럼 "아버지, 쓰십시오, 제가 멋진 책으로 출판해 드릴께요." 라고 말하지 않았던 것을 후회하고 있을 것이다. 그들은 구체적으로 출판비가 얼마나 들는지를 아버지 몰래 알아보았을는지도 모른다.
나의 생각으로 한병근은 대단한 수필가이다. (하하하, 내가 이렇게 평론가처럼 말하면 웃긴다고 생각하겠지만, 남의 글을 읽고 평하는 게 나의 중요한 일 중의 하나이다. 의심스러우면 읽어보라. 요즘도 [현대시학]이라는 월간 시문예지에 작품 평론을 연재하고 있는 중이니까....)
그가 차분하게 이야기를 풀어 가는 솜씨는 탁월하다. 그의 자연스러운 문장은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완벽하다. 무엇보다도 글 속에 나타나는 그의 솔직성이 우리들을 감동시킨다. 그리고 그의 글 속에는 <읽을 꺼리>가 있다. 그래서 재미가 있어 단숨에 읽게 되고, 읽고 나면 무엇인가 가슴 속에 남는 게 있다.
물론 내가 그의 글에 특별한 재미와 감동을 느끼는 것은 물론 인생의 가장 빛나는 청춘시절을 공유했던 탓으로 아마도 공감할 수 있는 공간이 그만큼 넓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그의 수필 <심심풀이 땅콩> 연작은 문자 그대로 佳作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내가 이렇게 말하는 것은 과장이 아니라고 나는 말하고자 한다. 인간에 대한 평가는 그의 지내온 과거의 경력이 말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한병근의 세 아들들에게 그들의 아버지가 그의 인생에서 가장 꿈많고 감수성이 예민하던 시절 우리 <천하부고의 문예반장(대단한 경력이지)>을 역임했다는 사실(이제는 그들이 피이- 하고 웃지는 않겠지....)을 알려주고 싶다.
지난 여름에 <그냥 심심할 때 읽어보라고- 책 그리고 산수>라는 글을 한 편 게시판에 올리더니 불과 두 달 남짓 되는 기간에 대단한 역작을 아홉 편이나 연재하고 있다. 평균 일주일에 한 편 꼴이다. 한 편 한 편이 나 혼자 읽기에는 너무 벅차서 나는 그의 글이 나오면 집사람을 불러서 함께 읽는다. 한 번도 병근이를 본 적이 없는 집사람이 그의 팬이 되어 버렸다.
놀라운 일이다. 나는 한병근의 소위 <심심풀이 땅콩> 시리즈를 읽으면서 그가 이처럼 재미나고 감동적이고 적당한 교훈까지 깃들여 격조 높은 글을 쓴다는 사실이 자랑스럽고 즐겁고 질투로 배가 아플 지경이다. 그러면서 그의 다음 번의 <심심풀이 땅콩>에는 어떤 얘기가 나올까를 은근히 숨죽이고 기다리곤 한다.
한 오륙 년 전쯤 됐을까? 한병근은 나에게 이런 얘길 들려준 적이 있었다.
어느 날 저녁 그는 퇴근길에 문구점에 들려 원고지를 500매를 사 가지고 집에 들어갔다. 그리고는 그의 세 아들을 불러 앞에 앉히고 탁자 위에 원고지 500장을 올려놓았다. 아이들은 무슨 영문인가 하고 원고지와 아버지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는 웃지 않고 말했다.
"얘들아, 아버지가 이 원고지에 글을 써서 앞으로 책을 출판해 보려고 하는데 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하느냐?" 느닷없는 질문에 당시 청소년들인 그 아이들은 눈을 둥그렇게 뜨고는,
"아버지, 갑자기 무슨 말씀이세요? 다시 한 번 말씀해 보세요."
"아니, 아버지께서 글을 쓰시겠다구요? 책을 내시겠다구요, 하하하"
"글은 아무나 쓰나요? 참으세요, 아버지" 라고 비판적으로 대답하더라는 것이었다.
옆에 앉아서 그 아이들에게 무참하게 깨어지는(?) 아버지의 처지를 애처롭게(?) 바라보던 그의 부인이,
"아니, 얘들아, 그래도 아버지께서 모처럼 글을 쓰시겠다고 하시면, <예, 아버지는 잘 쓰실 것입니다. 써 보십시오. 저희들이 책으로 출판해 드릴께요.> 라고 말씀드려야지, 아버지 말씀에 대해서 그렇게 함부로 말하는 법이 어디 있니?"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제 그의 세 아들들은 그날 저녁 느닷없이 원고지를 사 들고 들어와서 글을 쓰겠노라고 하시던, 이해할 수 없었던 그들의 아버지를 새삼 존경하게 됐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어머니의 말씀처럼 "아버지, 쓰십시오, 제가 멋진 책으로 출판해 드릴께요." 라고 말하지 않았던 것을 후회하고 있을 것이다. 그들은 구체적으로 출판비가 얼마나 들는지를 아버지 몰래 알아보았을는지도 모른다.
나의 생각으로 한병근은 대단한 수필가이다. (하하하, 내가 이렇게 평론가처럼 말하면 웃긴다고 생각하겠지만, 남의 글을 읽고 평하는 게 나의 중요한 일 중의 하나이다. 의심스러우면 읽어보라. 요즘도 [현대시학]이라는 월간 시문예지에 작품 평론을 연재하고 있는 중이니까....)
그가 차분하게 이야기를 풀어 가는 솜씨는 탁월하다. 그의 자연스러운 문장은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완벽하다. 무엇보다도 글 속에 나타나는 그의 솔직성이 우리들을 감동시킨다. 그리고 그의 글 속에는 <읽을 꺼리>가 있다. 그래서 재미가 있어 단숨에 읽게 되고, 읽고 나면 무엇인가 가슴 속에 남는 게 있다.
물론 내가 그의 글에 특별한 재미와 감동을 느끼는 것은 물론 인생의 가장 빛나는 청춘시절을 공유했던 탓으로 아마도 공감할 수 있는 공간이 그만큼 넓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그의 수필 <심심풀이 땅콩> 연작은 문자 그대로 佳作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내가 이렇게 말하는 것은 과장이 아니라고 나는 말하고자 한다. 인간에 대한 평가는 그의 지내온 과거의 경력이 말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한병근의 세 아들들에게 그들의 아버지가 그의 인생에서 가장 꿈많고 감수성이 예민하던 시절 우리 <천하부고의 문예반장(대단한 경력이지)>을 역임했다는 사실(이제는 그들이 피이- 하고 웃지는 않겠지....)을 알려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