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으로 오랜 기간 학교에서, 그것도 여학교에서 제자들을 길러낸 입장에서 얘기하는 생각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미안하다'라는 말이.
그 여사원의 고향 친구의 남편이 그 남자라는 사실이, 그리고 그가 사기혐의로 일곱번이나 고발
되었다가 무혐의로 풀려났다는 사실(그 때 들은 얘기지만, 사기혐의로 고발되어 무혐의로 풀려나는
것은 대개 고도의 사기꾼일 경우가 많다고 한다)이, 그들을 잡아들이는 것이 결국 그 여사원에게
닥칠 불행을 막는 일이라고 확신했는데,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 내 확신을 의심하게된 계기가 있었다.
그들은 3년, 4년 형을 마치고 출감했다는 얘기를 듣고 무심히 시간이 흘렀는데, 그 뒤로 몇년이 더
흐른 후 우연히 그 여사원을 길에서 만났다. 그런데 그 남자와 그 때까지 동거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남여의 일이란 정말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들을 악착같이 잡아들이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지는 전혀 다른 얘기일 수도 있지만...
아무튼 지나간 얘기이므로 그냥 담담하게 풀어놓았을 뿐이다. 이런 얘기가 동창 사이에서 이런
저런 다른 얘기를 끌어내는 씨앗이된다면 더 좋겠고...
어제는 만나서 반가웠다. 언제 쇠주잔 빡치기나 한번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