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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야기

 
   아직 형편없는 수준이지만, 이른바 취미로 사진을 시작한지 벌써 5년이 넘은 것 같다. 평소 남이 찍은 좋은 사진을 보면서 나도 저런 사진 한번 찍어봤으면 하는 욕심이 있었지만 막상 시작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는데, 마침 사진 작가인 지점장이 거래은행으로 부임하면서 이 생각은 구체화 되었다. 이 분은 사진만 잘 찍는 게 아니라 매사 아주 적극적인 삶을 사는 사람이어서 슬그머니 꺼냈던 사진얘기를 끝까지 밀어붙여 마침내 내가 거금을 투자하여 카메라를 사게 하는 데까지 성사시켰다. 카메라만 사면 자기가 개인지도를 해서 중년의 사진작가 하나를 탄생시키겠다는 호언장담을 믿고 벌인 일이었다.
 
   그러나 카메라를 준비하고 사진을 막 시작하려고 할 즈음, 사진에 대한 본론은 한마디도 꺼내지도 못한 채 그 지점장이 캐나다로 발령 받고 훌쩍 떠나버렸다. 선생을 잃고 졸지에 혼자 남은 나는 카메라에 투자한 돈이 아까워서 책을 통하여 사진 이론 공부를 시작하면서 가끔은 사진을 찍으러 나다니기도 했다. 어쩌다 내 방식으로 정성을 드려 찍은 사진이 엉망으로 나오는 데 실망도 하고 무심코 누른 셔터로 뜻 밖에 좋은 사진이 나오는 행운도 맞으며 그럭저럭 시간이 흘러갔다. 이것 저것 생각한 끝에, 아무리 오래 들여 다 보아도 한마디 불평이나 싫은 표정 한 번 짓지 않는 꽃을 찍자고 작정하고 꽃을 찾아 곳곳을 누비기 시작한 것이다.
 
   그 때까지 나는 주말이나 휴일에 차를 타고 어디 다니는 것을 무척 싫어했다. 터무니 없이 긴 시간을 길 바닥에서 보내는 것도 지겹고 피로가 풀리기는커녕 스트레스가 점점 더 쌓이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돌아다니지 않고 꽃 사진을 찍을 도리는 없다. 길이 붐벼지기 전 이른 새벽에 서울을 빠져나가고 해 뜰 무렵 사진을 찍고 점심 시간쯤 되어서 집으로 돌아 오는 방법으로 교통 지옥을 피하면서 내 사진 나들이가 계속되었다. 평소 워낙 어디 같이 나 다닐 기회가 없다가 주말마다 나들이를 하게 되었다는 그 사실 하나로 처음부터 내 촬영에 따라 나선 아내도 어느덧 사진을 시작하였다.
 
   아내와 함께 카메라를 둘러메고 꽃 찾아 떠나는 주말 여행은 이렇게 시작되었고, 사진보다는 여행 그 자체가 좋았다. 오가는 차 속에서 무료함 때문에 했던 이런저런 얘기가 부부 사이를 가깝게 하는 것 같기도 했다. 큰 기대에 부풀어 숨을 헉헉대며 오른 능선에 한 송이 꽃도 없어 허망할 때도 있지만, 그 때는 그저 운동 삼아 산에 오른 것으로 치부하면 된다. 마침 찾아 간 날이 꽃을 피우기 이른 시기이면 봉오리를 눈 여겨 보며 다음을 기약하고, 이미 시들어 버린 뒤면 늦둥이를 찾으려고 헤매기도 하지만 거기까지 땀 흘리며 찾아간 일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형형색색의 꽃이 만발한 꽃동산을 만나면 보는 것만으로도 좋다. 행여 꽃이 다칠세라 조심하면서 쪼그려 앉고, 엎드리고, 모로 눕고, 때로는 산비탈을 구르기도 하면서 셔터를 누르다 보면 몇 시간이 훌쩍 지난다. 문득 허기진 배를 그제서야 느끼게 된다.
 
   그 무엇보다 좋은 것은 아무도 눈 여겨 보지 않는 세상, 그 앙증맞고 예쁘고 아름답고 우아한 자연의 세계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 길을 수 백번 지난다 해도 그렇게 자세히 들여 다 보지 않으면 결코 볼 수 없는, 남들은 보지 못하고 지나쳐버리는, 숨겨진 아름다움을 보게 되는 즐거움 말이다. 마이크로 렌즈를 통하여 파인더에 보이는 꽃은 정말 흥분 그 자체다. 그 순간 사진이 잘 나오고 않고는 문제도 아니다. 좋은 사진을 만들려면 어떻게 찍어야 할까 하는 것은 그 다음 문제다. 좋은 사진까지 만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들 나쁠 게 무엇인가. 이렇게 고요히 숨어있는 이 아름다운 꽃들을 보았거늘.
 
   사실 꽃 사진 한 장을 찍기 위해 파인더를 들여다보며 요모조모 살펴 보듯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어떤 사람을 세밀하고 자세하게 살펴 본다면 그 사람이 가진 참되고 착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사람 살피는 일은 게을리하고 꽃에만 정신 팔린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도 가끔 생긴다. 사람들과 어울려 한 평생을 살아 오면서 내가 파인더를 들여다보는 순간처럼 어떤 잡념이나 선입견도 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주위 사람들을 본 적이 있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사진을 시작하지 않았다면 아마 좀처럼 내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지 못하였을지 모른다.
 
   사진을 매개로 좋은 분들을 만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일이다. 사진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름만 대면 아는 김 선생님을 만난 것도 바로 사진을 통해서다. 봉평 메밀꽃 촬영 길에 사고를 당하여 병원에서 보낸 오랜 기간 동안에도 한번도 유우머를 잃지않았던 영원한 어린이, 김 선생님을 모시고 나갔던 몇 차례의 사진 여행도 좋은 추억이다. “밥 먹고 찍읍시다.”라고 선생님이 한번 시작하면 밥을 먹어야 한다. 계속되는 재촉에 견딜 수가 없기 때문이다. 솟아 오르는 해와 퍼지는 햇살을 걱정하면 “거기 있는 그게 어딜 갑니까?”하며 능청을 떤다. “여기서 찍어야 겠구먼…” 무뚝뚝한 경상도 사투리에 배어있는 정을 듬뿍 느끼게 하는 매력 만점의 선생님을 만난 행운, 사진이 아니면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무슨 취미에도 골똘하게 파고들지 못 하는 내 성격 탓으로 아직까지 사진 실력에 큰 향상은 없으나 세월이 지나다 보니 한 두 점 남에게 보여 줄만한 사진도 건지게 되었다. 인화해 두었다가 맘에 들어 하는 사람들에게 한 점씩 나누어 주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작품으로서 가치야 어떻든 예쁜 꽃이 있는 사진 한 점 서재 한 구석에 걸어두는 것을 싫어할 사람이야 있겠는가. 아무리 하찮은 것이라도 내가 만든 것을 가까운 사람들에게 줄 수 있다는 것은 또 다른 기쁨이 아닌가. 회사를 그만 두면 아내와 더불어 카메라를 메고 여기저기 다니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도 아주 큰 즐거움이자 좋은 건강 관리가 아닐까.
 
   그러나 사진과 관련하여 기분 나쁜 일도 있다. 여럿이 어디 놀러 가서 기념사진을 찍어주게 되는 경우가 그것이다. 나중에 사진이 제법 잘 나오면 “카메라가 좋으니까 역시 사진도 잘 나오는군”, 또 사진이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않으면 “사진 찍으러 다닌다고 소문만 요란하더니 겨우 이거냐”라는 것이 사람들의 반응이다. 결국 잘 나오면 카메라 덕분이요 못 나오면 사진사 탓이다. 그래서 나는 기념사진 안 찍는 것을 철칙으로 정했다. 여럿이 놀러 갈 때는 사진기를 안가지고 가는 것이 원칙이다. 부득이 다른 촬영 때문에 가지고 가야 할 때도 사진 한 장 찍어 달라고 부탁 받으면 “내 카메라는 사람은 안 찍히는 특수 사진기라구요” 하고 웃고 만다.
 
   언젠가 사진 기술이 몸에 익어 다른 사람은 못 찍는 멋진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으면 한다. 그래서 오래 기억되는 추억을 한 장씩 나누어 주고 싶다. 그러면 사람들이 사람 안 찍히던 사진기 어떻게 고쳤냐고 묻겠지?  환갑쯤 되어서 조촐한 화랑 한 모퉁이 빌어 부부 전시회라도 할 수 있을까? 이것은 꿈이다. 내 의지에 따라 그 꿈은 실현될 수도 있고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꿈을 실현하는 유일한 길은 카메라를 메고 부지런히 다니는 것 뿐이다. 실력 있는 사진가 라면 한번에 찍을 좋은 사진을 나는 수 십번 아니 수 백번 찍어야 겨우 건질까 말까 하니까.
 
   그러나 전시회 보다 몇 배 더 중요한 것은 사물을 바라보는 내 눈과 마음일 것이다. 언제나 부드럽고 그윽한 눈길을 보내는 데 내 눈이 길들여지고 무엇이든 감쌀 수 있는 따뜻함을 내 마음 속에 품게 될 때 한낱 작은 꽃망울에서 대자연의 위대함을 발견하게 될 것이고 그 때 비로서 나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 하나 하나에게서 영롱한 빛을 보기 시작할 터이므로.
                                                                                                                               ( 2001. 9. 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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