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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2001.09.07 00:00

어머니의 군자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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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치를 담그면서 심심하기에 라디오를 켰더니, 이 종환과 최유라의 지금은 라디오 시대가 방송중이었다.
오늘은 '웃음이 묻어 나는 편지'를 읽어 주는 날이란다.
다음주에는 알뜰 주부들의 가장 오래 쓴 물건을 소개하는 시간을 갖을 예정이니 주부들이 집에서 가장 오래 되었다는 물건을 소개하는 글을 보내 달라는 설명을 들으며 무심히 우리집 냉장고 문을 열면서 이것도 10년이 더 넘었다는 생각이 미치면서 휘 둘러 보는데 라디오에서 " 뭐 냉장고나 자동차 , 테레비 같은것 말고 특별한게 나올지 기대가 된다는 말에 문득 어머니의 화분에 눈길이 간다.
 
벌써 17년전 어머니가 세상을 뜨시고, 동생이 늦은 나이에 미국으로 유학을 가기로 했다.
아직 30도 안된 올케는 어려운 살림에 참기름병 하나까지 끼고 사시던 어머니의 짐들을 가차없이 정리하기 시작했다.
파출부 아줌마에게 골라서 가져 가라고 쌓아논 물건중에는 어려운 시절을 살어 오신 어머니의 살림살이 들이 어쩌면 그리도 초라하게 쌓여져 있었던지.
딸들이 슬그머니 이것 저것들을 집어 들었고, 난 그중에서 다듬이돌, 그리고 놋숫가락과 어머니가 매일 물 주며 보살피던 군자란 화분을 싣고 왔다.
요즈음은 미나리를 사 와도 거머리를 발견하기는 쉽지 않지만 미나리를 사 온 날이면 부지런히 놋숫가락을 담그고 미나리를 풀어 놓으며 어머니 흉내를 낸지도 17년이다.
 
또 꽃을 좋아하시던 어머니는 미아리 고개 밑에 그 조그만 집 장독간에 베고니아와 몇가지 화분을 놓으시고 정성껏 물을 주시고는 하셨다.
군자란은 가장 아끼시던 화분이었는데, 우리집 베란다에서 해마다 한해에 한번 내지는 두번씩 꽃을 피워댄지가 17년이 되었다.
그 동안 새끼도 부지런히 치는 바람에 우리 형제들 집에 모두 분양이 되고, 지난번에는 외사촌 언니집에 가면서 한 화분을 또 들고 갔다.
군자란이 꽃대를 세우면 난 웃음 많으시고, 감성이 풍부하셨던, 그러나 너무도 모진 세월을 사셔야 했던 어머니를 떠 올리곤 한다.
난 네딸 중에 가장 고집이 세고, 어머니에게 가슴 아픈 말을 서슴없이 해 대던 아주 싸가지 없던 딸이었는데....
군자란의 꽃대에서 그 화려한 꽃들이 벌어져서 질때까지 아침에 눈을 뜨면 베란다에 나가서 어머니께 많은 얘길 해 드릴 수가 있다.
" 엄마 그렇게 제가 어려서 어머니께 잘 대 들고, 고집도 많이 피웠는데, 재미있게도 어머니가 아주 어려서만 보셨던 내 딸은 저를 꼭 닮은 정도가 아니고 지 머리 꼭대기에 있다고요.
엄마가 우리 모녀 싸우는거 보시면 너무 고소해서 한참 웃으셨을거예요. 아마 배꼽이 다 시원해 지셨을 거니까요. 어쩌면 그리도 너 꼭 닮은 딸년이 나와서 나를 이렇게 기분 좋게 해 주나 싶으실 테니까요.
그 딸아이가 지금 미국가 있어요."
 
내가 31년전 미국을 떠나던날, 그때는 김포 공항이 아주 지금과 달라서 환송대라는게 있었다 .
어머니는 하얀 나일론 지지미 한복을 입으신 모습으로 비행기로 걸어가는 나를 향해 "세월이 힘들어 너에게 해 준게 너무 없구나 하시면 슬피 우셨을때 난 뛰어서 비행기로 달려 갔었는데......
작년에 딸아이와 사위기 미국으로 떠난 뒤 김포 공항을 나오며 어머니의 그때 그 말의 의미를 이제야 알 것 같다는 생각에 눈물만 흘렸다.
 
 지난 겨울은 유난히도 추워서 베란다에 화초들을 안으로 들여다 놓아야 했다.
가장 신경을 쓴 화분은 어머니의 군자란이었고, 덕분에 올해는 정말 큰 꽃대가 아주 화사한 꽃들을 피워 댔다. 그래서인지 어머니와 더 많은 말을 주고 받을 수도 있었던것 같다.
얼마전 노인대학에서 노인들에게 유언장을 작성하는 법을 가르치는데 물려줄게 없어서 할 필요가 없다는
노인들이 대부분이어서 난 우리 어머니가 남겨준 군자란을 얘기해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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