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터의 특성이랄까
난 우리 학교 학생들의 모습을 쳐다보면 문득 옛 나의 고교 동창들을 생각해 낼 때가 있다.
또 고교 동창들과 대화하고, 글을 읽으면서, 그들의 옛 모습을 그려보며
반대로 교실에 있는 학생들을 생각하기도 한다.
이렇게 사십 년을 쉽게 오갈 수 있다는 것만 해도 무식한 나에게는 꽤 도움이 된다.
난 학생들의 미래에 대한 설계와 그들의 진로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업무를 맡은 탓에
적성검사나 성격검사를 실시하고, 또 앞이 안보여 안타까워하는 그들의 통증을 듣기도 한다.
또 젊은(?) 학부모들에게 자녀의 장래 설계에 대한 객관적인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이럴때, 나도 함께 참여한 우리 친구들의 인생 여정이 어떤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준다는 말이다.
"자신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에 흥미가 있으며 잘 할 수 있는지를 찾아라. 정체성은 중요한 것이다.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어떤 태도(manner)로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행복한 인생을 사는 것인가? 앞으로 너희가 살아갈 미래의 변화에도 관심을 가져라." 그들보다 40년 앞서 살았기에 이런저런 얘기도 조심스럽게 할 수 있다.
사람의 성격이나 개성은 다양하지만, 성격을 몇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는 학자들의 얘기도 현장에서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거기에 어떤 경험을 하고 40년을 살았는가와, 현재의 자신감의 크기에 따라 우리 동창들의 생각과 행동도 꽤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을 느끼게 한다.
남들이 쳐다보는 눈길도 의식해야 하고, 경쟁 속에서 앞만 보고 가야 하는 것도 개발도상국을 살고 있는 우리 인생의 한 면이지만, 이제와 40년을 오고 가며 이런 저런 생각할 수 있으니 이 또한 행복한 일이다. 이제는 나도 학생들처럼 미래의 40년을 생각하며 오늘을 살아가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