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는 더위에도 많은 회원들이 모여 진지한 분위기에서 법회를 마쳤다.
스님의 예불 후 박미자가 오랜만에 불교 교리를 핵심만 뽑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1시간 반 동안 강의했다. 오늘 내용만 잘 기억하면 불교의 기본은 다 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용을 잘 정리하고 준비한 박미자, 정말 수고 많았고 고맙다.
지난 달 낙산사 순례 때 박상규가 내 통장에 입금한 기금을 며칠 전에야 통장정리 하다가 알고, 오늘 총무에게 전달했고, 홍사순도 오늘 기금을 보시했다. 두 법우에 감사.
묘적 스님께서 오는 11월 12일에 우리와 마지막 법회를 하시게 되어, 그 법회 후 환송회를 하기로 결정했다. 모두들 지금부터 그날 다른 약속은 하지 않기를 당부한다.
박미자 강의 - “부처님은 무엇을 어떤 수행법으로 깨달으셨나?”
1. 연기법(緣起法, 또는 因緣法 ) : 석가모니 부처님이란 뜻은 “깨달으신 석가 종족의 부처님”이란 뜻. 부처님의 본명은 싯달다. 그러면 무 엇을 깨달으셨나? 바로 연기법을 깨달으셨다. 연기법 또는 인연법이란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없으면 저것도 없다.”는 뜻.
모든 것은 원인이 있으므로 일어난 결과이고 저절로 생긴 것은 아무것도 없다. 모든 건 연기에 의해 生滅한다.
2. 중도(中道) : 부처님은 처음에 깨달음을 얻기 위해 고행을 하셨다. 그러나 수행을 하신 후 고행도, 너무 편안한 것도 아닌 제3의 중간적인의 수행법(중도)를 지켜야한다고 생각하셨다.
3. 四念處 위빠사나 :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기까지 수행하신 참선법. 4단계로 나눈다.
A. Sati (삿띠) ; 알아차리기. 마음을 집중. 念
B. Patthana (팟타아나): 마음을 집중한 네 가지 대상. 身 受(느낌)
心 法의 4념처를 말함. <팟>의 뜻은 초강력 접착제처럼, 전광석화 처럼 대상에 단도직입적으로 뛰어드는 형태로 뿌리를 박는다는 뜻.
C . Vi (위) : 잘게 자른다는 뜻.
D . Passana (빠사나) : 세밀하게 잘라서 자세히 관찰하기.
insight.
우리나라의 참선법은 화두를 정하고 그것만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간화선인데, 지금도 동남아 불교에서는 부처님이 하신 참선법과 똑같은 위빠사나를 하고 있다. (* 뒤에 자세히 다시 설명.)
4. 삼법인(三法印) : 세 가지 진리. 연기법의 내용을 세 가지로 나눈 것. 그러나 부처님은 삼법인이란 용어를 사용치 않음. 후세 제자 들이 내용을 정리하면서 붙인 제목.
A. 無常 苦 無我 (부처님 말씀)
B. 諸行無常 : 모든 것은 변하고 변한다. 변하지 않는 것은 아무 것 도 없다.
諸法無我 :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은 인연으로 생겼으며 변하지 않는 참다운 자아의 실체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
涅槃寂靜 (열반적정) : 모든 근심 걱정이 없어진, 마음이 고요하 고 평안한 상태. 해탈 경지.
一切皆苦 : 모든 것은 고통이다. 나고 죽는 것, 모든 것은 괴로움 이다.
부처님 열반 후 <설일체유부> 모임 제자들은 연기법에 대한 설 명을 이 네 가지로 정리했다. 그러나 대개 이 중 일체개고를 생 략하거나 적정열반을 생략하여 세 가지만 삼법인이라 한다.
C. 사성제(四聖諦)
사성제란 네 가지의 성스러운 진리라는 뜻. 인간의 가장 기본적 인 고(苦)는 집착에서 오는 것이니 집착을 멸하여 해탈에 이르는 길을 제시한 가르침.
ⅰ. 고(苦) : 인간의 현실적 존재는 괴로움이라는 뜻.
인간에게는 생로병사(生老病死))의 4苦와, 원증회고(怨憎會苦 미운 사람을 만나는 괴로움), 애별리고(愛別離苦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괴로움), 구부득고(求不得苦 구해도 구하지 못하는 고통), 오음성고(五陰盛苦 : 色受想行識 5가지의 욕망으로 생기는 고통)라는 네 가지를 더 붙여 8가지의 고(苦)가 있다고 한다.
ⅱ. 집(集) : 이러한 고(苦)의 원인이 집착 때문이라는 것.
집(集)은 집착이라는 뜻으로 모으다라는 뜻이 아님. 고(苦)는 욕망과 집착에서 생기는 것. 애욕은 탐·진·치(貪·瞋·痴 욕심내고 화내고 어리석은 것) 삼독심에서 온다.
ⅲ. 멸(滅) : 멸(滅)은 없앤다는 뜻.
탐·진·치 삼독심이 멸한 세계이고, 모든 고통이 소멸된 이상의 세계, 해탈의 세계, 열반의 세계다.
ⅳ. 道 : 괴로움과 집착을 멸하고 열반에 이르는 방법, 곧 실천하는 수단을 말한다. 그 방법은 여덟 가지의 수행 방법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것이 곧 팔정도이다.
D. 八正道 : 고통을 버리고 열반의 경지로 가기 위한 8가지 길.
正見 올바른 이해 . 正思 올바른 생각 . 正語 올바른 말 .
正業 올바른 행위 . 正命 올바른 삶 . 正精進 올바른 수행 .
正念 올바른 주시 . 正定 올바른 집중.
5. 삼매(三昧, samatha) : 고도의 정신집중 상태. 한 가지에 온 정신을 집중하여 다른 생각이 없는 경지. 마음이 고요하고 평온하다.
6. 삼매 vs 위빠사나 비교
삼매와 위빠사나는 모두 참선으로 정신을 집중하여 깨달음을 얻기 위한 방법이지만 다른 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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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매(사마타 ) |
위빠사나 |
본질 |
집중 |
지혜 동반 |
목적 |
평온하고 고요함. 5가지 장애를 극복 |
궁극적 실체 발견 |
대상 |
한가지에만 집중 |
4념처에 집중 |
방법 |
대상 하나에 눈과 마음으로 관찰 |
6가지 감각기관(眼耳鼻舌身意)을 이용, 삼법인을 깨닫게 됨. |
(결과로 얻는)신통력 |
①신족통 : 축지법의 능력 ②천이통 : 천상과 지옥을 넘나드는 능력 ③타심통 : 타인의 마음을 꿰뚫어보는 능력 ④숙명통 : 전생을 기억하는 능력 ④천안통 : 보이는 현상세계 뿐 아니라 천상의 세계까지 보는 능력 |
삼매의 5신통력 + 누진통(漏盡通:번뇌가 다 없어진 능력 ). 오직 석가모니불만 얻으신 신통력. 번뇌가 싹 없어진 해탈의 경지. |
7. 요가, 명상 : 삼매와 비슷. 집중하는 게 공통점.
8. 중국의 禪宗
중국에 최초로 불교를 전파한 보리 달마대사는 인도에서는 27대 祖師(큰 스님)이며 중국에 건너가 참선 위주의 수행법을 전한 초대 조사가 됨. 이후 2조 혜가⇒ 3조 승찬 ⇒4조 도신⇒ 5조 홍인⇒ 6조 혜능조사로 맥을 이음. 후대 조사에게는 스승이 가사 (승복)와 발우(식기 세트)를 물려줌.
6조 혜능대사는 현재 우리나라 조계종이 맥을 잇고 있는 스승. 그는 원래 세 살 때 부친을 잃은 일자무식의 가난한 나뭇꾼. 어느 날 나무를 팔러 갔다가 어느 스님이 금강경 중 “응무소주 이생기심 (응당 머무는 곳이 없이 마음을 내라)”는 구절을 외우는 것을 듣고 발심하여 절에 들어가 방아를 찧고 밥을 하는 부목이 된다. 어느 날 스승인 5조 홍인대사가 내준 숙제로 모두 禪詩를 지었는데 당시 가장 뛰어나 6조가 될 재목으로 인정받던 신수대사 보다 더 한수 위의 시를 지어 홍인대사로부터 가사와 발우를 전수받는다. 그러나 신수대사 측에게 해를 당할까 염려한 스승의 권유로 야반도주하여 멀리 조계산에서 수행을 하게 됨. 우리나라는 그 조계산 이름을 따서 조계종을 만듬.
일자무식꾼이지만 그의 설법을 후에 제자들이 정리, <6조단경>을 출간. 이 책과 금강경이 현재 우리나라 불교의 소의경전(기본되는 경전)이다.
9. 禪의 변천
참선 방법은 如來禪(부처님의 최초 수행법)⇒祖師禪(중국 조사스님들의 방법. 당시는 불교가 성행하여 지식층 불자들은 그냥 앉아만 있는 선보다는 이론을 원하게 됨)⇒ 묵조선(침묵하고 가부좌만 틀고 앉아있는 선. 중생은 다 부처고, 불성을 깨닫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 간화선(화두를 두고 그 주제만 참구하는 선)으로 바뀜.
현재 우리나라의 참선법은 간화선(看話禪)이 대세.
10. 화두(話頭)의 종류
화두란 참선을 하면서 해답을 얻고자하는 주제를 말함.
옛 큰 스님들이 참선 끝에 하신 말씀들을 후세에도 제목으로 삼아 선에 매진하고 있다.
가장 흔한 화두는 <無>, <간시궐(마른 똥막대기)>, <마 삼근>, <이 뭐꼬?>, 정전백수자<(뜰 앞의 잣나무)> 등.
“마른 똥막대기” “정전백수자”라는 말은 중국 고대 큰스님들이 “불교의 핵심이 무엇이냐?”는 제자들 질문에 대답한 말씀이다. 일반인이라면 답변자가 미친 사람 말이라고 할 이 얼토당토 않고, 황당한 대답이 왜 나왔는지를 혼자 참선하면서 그 답을 찾자는 것이다.
지금까지 부처님이 위빠사나 수행을 통해 연기법을 깨달으셨고, 연기법의 내용은 삼법인과 사성제라는 것을 설명했다. 우리도 모두 불성을 갖고 있으므로 열심히 참선하고 수행하면 깨달을 수 있다는 게 요지다. 부처님은 득도 후 45년간 많은 설법을 하셨는데 한 번도 설법의 제목을 말씀하지 않으셨고, 듣는 이들의 수준에 맞게 때로는 쉽게, 때로는 어렵게 설하셨다.
지식이 낮은 이에게는 “착하게만 살면 행복해진다.”고 연기법을 설하셨고, 좀 높은 이들에게는 “어떤 게 착하게 사는 건가? 탐진치 삼독심을 버리면 된다.”고 하셨다. 가장 높은 지식층에게는 “탐진치란 무엇인가?”라는 각론을 상세히 설하셨다.
우리도 오늘 말한 모든 것을 다 외울 수는 없지만 불교란 이런 것이라는 개념정도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성불하십시오.
마지막 법회 말씀하시니 '이제 정말 끝에 왔구나' 하는 불안한 생각이 듭니다.
선우회 법우님들 고맙습니다. 성불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