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무렵에 겨울을 재촉하는 부슬비가 을씨년스럽게 내린 9일, 행운의 숫자 9명을 채우면서 시작했다. 마침 송인식 총무의 대학 시절 불교 동아리 친구 두 분이 참석해 주셔서 스님 못지않은 숙달된 솜씨로 목탁을 쳐 주셔서 예불을 장엄하게 마쳤다.
예불 후 송인식 총무가 참선에 대해 경험을 토대로 설명해주었다.
다음은 그 요지.
불자로서 수행하는 방법에는 독경(경전 읽기 ), 염불, 사경(불경 베껴 쓰기), 참선 등이 있으며, 참선은 마음을 고요히 하여 불법을 스스로 깨닫는 방법이다. 참선에도 중국을 통해서 들어와서 현재 스님들이 하고 있는 간화선과 부처님이 수행하신 방법으로서 현재 미얀마 등 남방 불교에서 행해지는 위빠사나 두 가지로 나뉜다.
그러나 간화선은 “나는 무엇인가 ?” 또는 “이 뭐꼬?”라는 말을 화두로 끊임없이 참구(선에 참여하여 불법을 연구하는 것)하기 때문에 우리 같은 중생들은 감히 깨달음의 경지로 나아가기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성철 스님께서도 무려 8년 동안 장좌불와(전혀 눕는 일 없이 앉아서만 참선하는 것)하셨을 정도니까 일반 스님들도 하기 힘든 수행법이다.
그래서 나는 어느 단계에서 간화선을 포기하고 위빠사나를 익혀서 불면증을 치료하고, 마음의 평안을 얻고 있다.
위빠사나는 앉는 자세도 반드시 결가부좌가 아니라 편한 자세면 되고 양손 위치도 무릎 위에 자연스럽게 올려놓으면 된다. 그리고 단전호흡(복식호흡)을 하면서 5온(색수상행식)만을 念한다. 色受相行識은 감각의 대상인 색과, 감각되어진 것, 의식을 말한다.
단전 호흡은 배꼽 아래 3cm 지점의 단전으로 호흡하는 것인데 천천히 숨을 마실 때는 단전 부근의 배가 나오고 뱉을 때는 배가 들어가게 한다.
예컨대 다리가 저리고 아프면 “다리가 저리구나”하고 생각할 뿐 “다리가 아프다."고 걱정하거나 그 생각에 집착하지 않는다. 아프다는 것만 알아차리고 다시 호흡으로 돌아가서 호흡만을 생각하면 다리가 저리고 아픈 증상은 어느 새 사라지고 몸이 날아갈 듯 가벼워진다. 아픈 것에 집착하면 안 된다. 그저 아프다는 사실만 의식하면 그만이다. 몸의 상태를 알아차리면 되고, 좋다 나쁘다라는 생각에 빠지면 안된다. 나라는 생각, 내 감정을 버리는 것이다.
만약 잡념과 망상이 생겨도 "망상이 생기는구나.“하고 의식만 하고 얼른 호흡에 마음을 돌리면 차차 망상이 사라진다.
오래 동안 괴롭히던 불면증이 얼마 전부터 잠자리에 누워서 20여 분 간 마음을 고요히 하고 호흡에만 마음을 두니까 치유됐다.
음식이 맛이 없어도 맛 없다고 불평하는 마음이 사라지고, 그저 맛이 없구나 인식할 정도로 마음이 편하고 너그러워진 것을 느낀다.
위빠사나는 불자든 아니든 생활 참선법으로 추천하며, 한 번에 1시간 쯤 해서 삼매에 들면 탐진치가 사라지고 번뇌와 고통이 사라진다고 한다.
이상 총무에게 선정에 드는 방법을 익히고, 저녁 공양을 박상규가 보시했다.
또 선우회가 발족한지 2주년 되는 12월에는 법회 날이 공교롭게도 우리 16회 송년회와 겹쳐 부득이 당겨서 6일 목요일에 갖기로 했다. 이번 2주년 이벤트는 렌터카를 빌려서 서산 개심사와 예산수덕사, 서산 마애3존불, 철새도래지를 탐방하는 것으로 정했고, 따로 추가 회비 없이 기금으로 충당한다. 이밖에 모종의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다. 이날은 전 회원이 꼭 참석하기 바란다.
참석자 : 박광선 박상규 송인식 이원구 황정환 박미자 박정애 이향숙 현정인 9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