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쾌청한 가을 날씨에 흡족한 마음으로 집을 나서서 압구정동에 모여 7명이 10시 10분에 박상규, 송인식 차에 나눠 타고 길을 떠났다.
경부고속도로로 가는데 단풍 관광 철이라 초입부터 교통체증이 장난이 아니다. 11시에 시작하는 사시 예불에 동참하려던 계획은 무산되고, 11시 50분경에야 용인 신원 cc 부근 와우정사에 닿았다.
입구부터 돌 탑 위에 앉은 높이 8미터의 佛頭가 압도한다. 일주문이 따로 없는 사찰 경내로 들어가니 용인 시민 정채영이 기다리고, 잠시 후 박영섭이 합류한다. 모두 9명, 장땡이다.
청동으로 만든 거대한 불상 5분이 있는 노천 대웅전, 88올림픽 때 타종한 황금과 동 주석으로 만든 통일의 종, 동자승이 오른손 위에서 위를 보는 특이한 형태의 미륵반가사유상, 약사여래상이 산속으로 오르는 길 따라 곳곳에서 맞아준다.
표정과 동작이 각양각색으로 돌 속에 양각으로 새긴 500나한상, 8상도, 세계 각국에서 수집한 불상들, 세계 각국에서 수집한 돌을 벽돌 모양으로 반듯하게 깎아서 쌓은 탑들은 그 정교한 솜씨와, 수공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탑 모양은 우리나라 사찰에서 볼 수 없고, 저 미얀마나 태국 대만 들 남방 불교에서나 접할 수 있는 형태여서 특이하다. 분황사탑과 약간 흡사한 모양이 있는가하면 원추형의 탑과 네 모서리 끝이 위를 향한 지붕 형태 등 다양하다.

와우정사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와불과 고행상. 열반하실 때의 모습으로 누워계신 석가모니 부처님(와불)의 팔뚝을 만지면서 선우회 모든 도반들의 행복과 동기회 친구들의 소원성취를 기원한다.

옥으로 조각되어 석굴 속에 계신 고행상은 국내에서 처음 보는 불상으로, 가슴이 뭉클해진다. 움푹 파인 눈과, 갈비뼈가 앙상하고 배와 등이 맞닿은 듯 마른 모습을 보니 지금이 2600여년 전으로 돌아가 생불을 친견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92년에 인간문화재가 조각한 불상으로 세계 최대 고행상이라 한다.

불교의 보물 들을 모두 섭렵한 후 절은 나서는데 마치 부처님을 친견한 듯한 감동이 밀려든다.
1시간 정도 돌아본 후 근처 시골밥상 집에서 창밖에 만발한 코스모스를 바라보며 먹은 공양 또한 수라상 못지않은 꿀맛이다. 장어구이, 안동 간고등어구이, 청국장나물 밥상, 시골밥상으로 메뉴를 고르게 청구하니 산해진미가 상에 그득하다. 반찬을 남김없이 깨끗이 비우고, 진희가 싸온 꿀배를 두 쪽씩 먹고, 오늘 공양은 현정인이 보시했다.
12월에는 선우회 창립 2주년 기념으로 서산 마애불과 개심사 수덕사를 당일 일정으로 돌아보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대충 둘 째 주 평일로 예정하고 있으니 그때에는 전 회원이 다른 약속을 하지 않고 동참하기를 희망한다.
참석자 : 박상규 박영섭 송인식 류진희 박미자 박정애 이향숙 정채영 현정인 9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