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도 변함이 없네, 이 까투리들......
내가 아무리 선하기로서니 질투심까지 없기야 하겠니?
배가 아파 사진 몽땅 삼켜버릴려다 그래도
지옥불보다는 천당쪽에 조금이라도 가까워지길 바래서.....
"내가 숙이 땜에 못!살아...."하면서 뛰쳐나간 나, 오랜만에 청계산 자락에서
애들 얼굴 보는 순간 팔다리어깨허리 쑤시던 건 싸악 달아났다.
하긴 요리조리 궁리하다 숙이와 전화하는 순간
화들짝 놀라고 그 때 모든 통증은 사라졌다. 꾀병이었던가 보다.
내가 건강한 정신으로 노년을 보낸다는 것은 순전히 좋은 친구 그리고
친구들 덕이다.
"잔소리 말고 나와. 누워 있으면 더 쳐지고 아픈거야."
인정사정없이 다구치며 불러내 주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인가!
`어디가 아프냐구? 내가 70을 넘겼잖니?
그냥 여기저기가 아프다구.....!자존심 상해 죽겠네.'
`요~~봐~~라.'
8명이 대표로 옥녀봉에서 근사하게 새해의 시작을 고하고
비실비실(?) 까투리 여섯은 먹골방에서 기다렸다.
금년은 참새들과 까투리로 나뉘어 볼까?
멀리서 바라본 방앗간들이 조용하다.
그래도 부지런한 참새들은 문닫는 방앗간에서 건진 선물도 있다나.
"아....반가반가!"
그 동안도 씩씩하게 산행을 즐긴 친구들 그러나 숙이와 나는
청계산 길에서는 8,9달 만에 보는 얼굴들이다.
청계산 역 주변도 친구들 옷차림도 새롭다.
오늘의 풍성한 식탁은 올해도 잘 먹고 잘놀고 건강한 우리들 모습을
말해주고 새해 첫모임부터 푸짐하게 내 놓은 자축의 성금봉투와 푸짐하게 싸들고 와
먹이기 좋아하는 친구들이 있어 올 한해도 매화당은 풍년들겠다.
우리들 아직도 쌩쌩하지 않은가!
옥녀봉까지 갔다온 친구들의 가무는 지칠 줄 모르고 이어지니
우리 스스로 대만족이다.
이만하면 우리 됐잖아요?
덕분에 퇴근시간 딱 맞추어 귀가한 우리들 차가 좀 막혔지?
친구들 편하게 요기조기 태워다 준 세분의 기사님들....
고맙고 금년에도 우리 친구들 모두 축복 가득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순간순간 우울해지는 것은 내 나이 탓이겠지......
"우울한 생각들이 짓누르거든 당신이 살아
여전히 존재하게(be alive and still around) 하심을 신에게 감사하라."
내가 비록 "못살아...."하면서 뛰쳐나갔지만
늘 가라앉는 나를 일으켜 세워주는 숙이한테, 그리고 언제나
반가운 얼굴로 맞이 해주는 우리 매화당 모든 친구들과 부족한 사진과 수다를
재미있게 보아주는 모든 친구들께 깊이 머리 숙여 고마움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