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들은 어디 쯤 걷고 있을까?
걷고 있다...? 걷고 싶지만 너무 내리막 길이라
`멈추고 싶지만 그냥 굴러떨어지고 있다'는 표현이 맞지 않을까?
빨라도 너무 빠른 세월이다. 설마 우리들 꽃띠 때보다
지금 지구가 휙휙 도는 것이겠어?
오늘도 우리들은 타임머신 타고 깔깔거린다.
숙이 덕에 오늘도 친구들 기다리는 시간에 역안에서 냉큼 커피한 잔.
같은 차로 온 ㅁㅈ와 셋이서.....
막 커피를 다 마셨는데 ㅈㅇ,ㅇㅇ, ㅇㄱ, 그리고 ㅇㅇ....우루루 나온다.
함박 웃음의 얼굴들이 역안에 그득하다. ㅅㅇ이도 곧 왔다.
조선 면옥 앞에서 ㅅㅎ, ㅅㄹ,ㅅㅈ 그리고 ㅇㅈ가 기다리고 있었다.
" 꼭 한타스다." 누구야, 우리가 연필도 아니고....
우리들은 부자다.
`
"이 나이에 이제 뭐 스트레스 받을 일이 있으며 화병날 일이 있어......"
맞다. 지금 이 순간 친구들과 웃고 떠들 수 있는 우리들이 참 자랑스럽다.
언제나 걱정하기 보다 해치우고 매사를 대범하게 생각하며 맺고 끊음이 분명한
친구가 있어 늘 든든하다.
늘 챙겨주고 현명하게 길을 인도해주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
" 올라오느라 수고 했다. 딸기 먹고 기운 내."
중간 쉼터에서 푸짐한 먹거리들로 배가 잔뜩 부르다.
보온병 속 물들 조차도 우엉차, 현미차, 대추차, 생강차, 냉이차 등등
친구들의 건강을 위한 먹거리들이다. 서로서로 감사와 칭찬이다.
헤어 스타일이 바뀐 ㅇㅈ, 잘 보이시나요?
3월말 아들 결혼식이 있어 바꾸었단다.
"작은 결혼식이라 친구들 초대 못해서 미안타고...나중에 점심을 쏘겠노라...."
카톡에 올리고 먼저 집에 간 ㅇㅈ.
"축하한다. ㅇㅈ야!"
바삭거리던 낙엽 속에 파릇한 새싹이 숨어있다.
흐르는 계곡 물 소리와 얼굴에 스치는 바람에 우리들은
봄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이 봄은 얼마나 머물라나? 바로 여름에 쫓겨나는 건 아닐까....?
중간 샘터에서 다 먹은 줄 알았더니 옥녀봉에서 또 한바탕 진수성찬!
사과, 곶감, 달고 노오란 군고구마, 초콜렛, 커피등
손 큰 친구들 덕분에 점심 먹을 배가 남았나 모르겠다.
부지런히 방 빼준 친절한 노신사들 덕에 편안한 자리
잘도 차지했다.
점심에는 녹두전까지 또 푸짐하게 먹었다.
오늘 카페에서 커피는 ㅅㅎ가 샀다.
"시간이 없으니 참새 방앗간은 들리지 말 것.
혹시 들리는 사람은 커피 없음."
꽃피는 시절, 좋은 길이 많으니 이곳저곳 다녀보기로 했다.
현충원의 벗꽃, 남산길,성북동에서 창의문 쪽 성곽길, 안산....등등.
그 때 별안간 ㅅㅎ가 "난 안산땅이 너무 많아."
"응?"
잠깐의 혼돈, 그리고 한바탕 웃음 바다가 되었다.
신혼 초야, 신랑의 애꾸는에 놀라 속이고 결혼 했다는 신부에게
난 결코 속인 일이 없다. 내가 한 눈에 반했다고 하지 않았느냐...
오늘도 건강한 우리들을 칭찬하며
덕담을 아끼지 않는 마음 까지도 예쁜 친구들이 있어 많이 많이
행복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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