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 달리면 빠른가?
말에서 양으로 넘어왔나...했는데 24분의 1이 넘는 날들이 훌쩍 지나갔다.
두서너명이라도 빠지지 않았던 매화당 당수님, 지난 주에 몽땅 쉬는 걸 보며
혹시 많이 피곤한게 아닐까...? 했더니 역시 힘들었었나 보다.오늘 허리 통증으로 불참.
"미자씨....금 주까지만 쉬세요."
`가야되나 못간다고 해야되나' 널뛰던 마음 진정하고 나섰으니 지각을 안할리가 있나?
`영숙아, 너 없는 바람에 또 지각이다.'
자타가 인정하게 생겼다.
추운데 10여분 넘게 친구들 기다리게 한 죄, 죄인이 따로 없다.
웃으며 반겨주는 친구들.....기다리며 먹던 커피 건네주며 빨리 화장실 갔다 오란다.
"화장실에서 커피 마시라구?"
"가는 동안 다 마시고 버리고 오라구..... 미안해서 화장실 간다는 말도 못할 것이 뻔~해"
영경이 말에 이구동성으로 맞장구치며 바라보는 친구들..... 눈물날 뻔 했다.
엊그제 내린 눈이 우리들의 겨울산행을 더욱 즐겁게 한다.
오래 기다리게 한 미안함은 어느 새 까마득하고..... `얄미운 것들!'
"내 오늘은 가까이에서 얼굴 주름살을 다 나오게 찍을꺼야"
웬걸.....아무리 가까이 다가가도 주름살 하나 없는 얄미운 것들!
탈무드다. 고운 친구들 얼굴보며 `저 얼굴이 내 얼굴이려니....'
그런데 내가 들어가면 그게 아닌 걸.
그래서 난 저 친구들 속에 같이 안찍힐려고 노력한다.
곱게 차려입은 친구들, 나이를 잊은 듯 발랄한 친구들 모습을 부족하나마
영상에 담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 늙어가는 서러움을 잠시 접을 수 있어 좋다.
결코 칭찬 받을 일은 못되건만 잘한다 칭찬해 주는 넉넉하고 좋은 친구들이 있어
`늙어감도 꽤 괜찮은데......'라고 까지 생각되니 더욱 좋다.
겨울이 깊어지면서 중간 쉼터에서 간식시간을 갖고 옥녀봉에서는
숨 돌리고 뒤돌아 내려온다.
오늘도 따끈한 차와 영숙이 안온다고 행선이가 대신 쪄 온 고구마,영경이 딸내미의
쫄깃하고 맛있는 해물 전,그리고 밤 한톨, 총각네 맛있는 방울 토마토등을
먹다보니 배가 불러서 숙자의 단감은 점심 식사 후 후식으로 잘 먹었다.
가을 낙엽 위에 뒹굴었는데 지금은 눈 위에서 뒹굴어야겠지?
눈 덮인 바위 잘도 찾아 낸 숙자, 한번 뒹굴러 봐!
기어이 카메라 뺏어 든 행선이......
봐라, 나 때문에 너희들 숨은 나이 찾아질 수도 있다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