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이 후딱이다.
하긴 눈 한번 꿈벅하면 365일이 지나가버린다던가?
화살이 날라가는 것과 눈 한 번 꿈벅하면 365일....? 같은 속도일까?
일주일 전 우리는 설레이는 가슴 안고 여행을 떠났는데 벌써 추억의 한 장을 만들어 놓고
우리들은 일주일 후 오늘, 화요일의 매화들이다.
건강하게 여행 길 떠날 수 있었던 우리들에 감사, 오늘 아직도 이렇게 아름다운 단풍이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음에 감사,
이 아름다움을 같이 즐길 수 있는 친구들이 있음에 감사....그러고 보니 참 감사할 일이 많기도 하다.
오늘 여덟명이 모였다. 점심 모임이 있는 인자, 영경이 그리고 숙자 발걸음이 빠르다.
벌써 우리들 시야에서 사라졌다.
"아무리 빨라도 쉼터에서 우리들 기다릴테니까......"
건강하고 예쁜 얼굴 셋이 함박 웃음으로 우리를 맞이한다.
일차 간식 한차례 그리고 "남은 간식들 몽땅 내 놓고 가거라."
이래저래 풍성한 우리들이다.먹고 마시고...... 그리고 헤어지기 섭섭하다 흑흑흑....
세 친구 내려보내고 우리들은 낙엽 속을 걸어 옥녀봉으로 향했다.
꾸러기 진짜영애, 쌓인 낙엽 속 그냥 갈리가 있나.
수북하게 쌓인 상수리 낙엽 속에 배 쭈욱 깔고 엎드린다.
버스럭대는 낙엽 속에 우리들의 깔깔대는 웃음 소리, 청계산도 더 없이 즐거웠을게다.
빨리 사진 찍어 올리랜다. 먼저 내려간 사람들 약 오르게.....정말 약 올라할까?
암튼 올렸다. `에구구 이러다 낙엽에 미끄러지는거 아니야...'
晩秋의 청계산을 만끽하며 내려온 우리들은 간식으로 배가 불렀다.
그러니 또 방앗간 기웃기웃 기어이 두 사람은 또 쇼핑백을 들었다.
2시가 넘은 시간 드디어 배고프다는 말이 나온다.
이젠 따끈한 것을 찾는 계절이 왔나보다.
"오랜만에 추어탕이나 먹자."
"그래, 좋은 생각. 그런데 오늘 추어탕은 내가 산다."
"왜~?" "그냥...오래되었으니까~"
ㅎㅎㅎ 오래되었다구....? 좋아좋아, 공짜 밥에 재미 붙이면 안되는데....그래도 좋아.
그래서 오늘 추어탕은 행선이가 샀다.
"그럼, 까페에서 차는 내가 산다" 영숙이의 말에 입만 동동 가지고 다니게 된 나는 "좋아좋아"다.
`이러다 나 대머리 되는거 아닐까? 뭐, 이미 뒤알머리 다 빠져 숭숭한 걸.'
그런데, 오늘 추어탕 정말 맛있었다. 오래간 만에서일까? 날씨가 서늘해서일까?
아니면~~~? 암튼 이구동성으로 맛있다며 싸~ㄱ싸~ㄱ 잘도 먹었다.
그런데 어찌어찌하다보니 그냥 앉은 자리에서 커피를 먹기로 하고 영숙이 까페건은 그대로 남겨 두었다.
커피 빼는데 프림커피 밖에 없다.
"전에는 원두 커피도 있었는데.....원두 커피는 없나요?"
윗층에 까페가 생겨서 도리상 원두 커피를 없앴단다.
할 수 없이 두어잔만 뽑아서 조금씩 먹자 하고 빼는데
추어탕집 잘 생긴 아저씨 "원두 커피가 필요하세요?"하더니
윗층 까페에서 원두 커피 큰 잔 하나를 갖다 주신다.
우리는 그 원두 커피 한 잔에 얼마나 행복했는지, 우리들은 커피를 받은게 아니고 따스한 情을 받았기에!
그리고 영숙이의 남겨 놓은 까페건은 아마도 다음에는 인원수가 많아지겠는데......
까짓 것, 농사지은 고구마 택배비들여 가며 쏘는 마당에 더 쏘아버리라구!
"참 잘 먹었다, 행선아.그리고 다음 주엔 잘 마실께 영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