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2014년)은 매화당이 시작된 지 9 주년이 되는 해이다. 매주 화요일이면 청계산 옥녀봉을 오른다. 장소도 변함없이 늘 옥녀봉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사계절을 옥녀봉과 함께 했다. 그 사이에, 산의 나무는 더 자랐고, 오르는 길은 나무 터널이 되었으며 우리는 조금 더 노숙하여 졌다.
어느 사이에 졸업 50 주년이 되었다. 우리 매화당을 격려하고자 동창회장님께서 방문한다는 연락이 왔다. 그날이 6월 3일이다. 한 달 전에 약속이 되었다. 친구들에게 문자를 날리고 식당을 예약하고 출석 여부를 확인하였다, 6월 2일부터 비가 왔다. 단비가 내리는 밤에 빗소리를 들으며, 내일 산행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며 잠이 들었다.
회장님 문자, "비가 와도 내일 등산하지요?". "내일 아침에 하늘을 보고 연락 드리지요."
3일 아침에도 비가 그치질 않는다. 그러나 매화당 친구들이 누구인가? 청계산 입구에서 차만 마시고 오는 한이 있더라도
가자는 정숙자의 말에 힘을 얻은 나는 산행한다는 문자를 다시 띄었다. 두 명은 포기. 10시 30분. 팔각정에 모인 사람은 모두 6명. 박상규
회장, 이상훈 부회장, 정숙자 부회장, 정영경, 이성희 그리고 나 박미자였다.
그런데 박상규 회장이 모습을 나타내자 우리 모두 "와" 탄성을 질렀다. 등산복 상의 하의는 물론, 모자 등산화까지 모두 노란색과 짙은 보라색으로 깔 맞춤을 하고 오신 것이었다. 본인도 인정 했슴. (이런 경우 색깔이라고 하지 않고 그냥 "깔"이라고 함)
우산을 쓰고 6명이 옥녀봉을 향해서 걷기 시작했다. 등산객도 거의 없었다. 나무를 쳐다보니 그냥 기분이 좋았다. 산 속은 시원했다. 그러나 우리는 옥녀봉까지 갈 수 없었다. 왜냐하면, 양재동 오미가에서 12시 30분에 산행에 동참할 수 없는 친구들과 함께 점심을 먹기로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약수터에서 하산 후, 증거를 남겨야 한다며 다시 인증 샷 한 방.
시계를 보며 시간을 쪼개 본다. 찻집에 들렸다. 산행 목록에 찻집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커피를 시켰다. 마음이 바쁘다. 그러나 방앗간에도 들려야 한다. 참새 방앗간이 아니고 등산복 방앗간이다. 쉐펠 방앗간에 들렸더니 회장님께서 착한 가격의 셔츠를 여러 벌 사셨다. (누구 것인지 받을 사람들은 알게 될 것임)
우리는 전철역으로 바쁘게 움직였다. 한 편, 강소화가 차를 가지고 청계산 입구로 와서 성희, 영경, 숙자를 태우고 유정숙의 집으로 갔다. 친구들이 유정숙을 보자 모두 반가워했다.
모두 오미가에 모였다. 15명. 당초 오기로 하였던 친구들이 모두 다 왔다면 아마 20명도 넘었을 텐데... 매우 아쉬웠다. 사실은 미국의 김도영을 초대했었다. 그러나 시간이 여의치 않아 참석하지 못하게 되었다. 이성희는 김도영을 보려고 멀리서 일부러 온 것이었다는데...
즐거운 점심 식사, 좋은 고등학교 친구들. 그냥 행복한 시간이었다. 점심을 먹고 나오니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동창회장님과 함께한 매화당의 하루, 우리들이 어떻게 더 멋지게 보낼 수가 있었겠는가?

참석자:
박상규 동창회 회장
이상훈 동창회 부회장
정숙자 동창회 부회장
전행선 동창회 부회장
김양자 동창회 부회장
강인자, 강소화, 김풍자, 이성희, 박정애, 남영애, 이석영, 유정숙, 정영경, 박미자.
박상규 동창회장님과 부회장님들의 매화당 방문을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지속적이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매화당 식구들도 앞으로 오랜 시간 꾸준히 함께 옥녀봉을 오를 것을 다짐하는 바입니다.
감사합니다.
매화당 박미자.
회장님 덕에 맛있는 점심도 먹었고. 즐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