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제 정말 한살 더.....?
한 달을 더 늘여볼까?
"얘들아~~ 떡국 한 그릇에 덤으로 얹혀진 나이...축하한다!"
우리 매화당의 일기 정말 해를 넘겨(?) 작년 모습을 올해에 보이다니....
거꾸로 돌아가나? 청말띠해라고 한달 가까이 껑충대다 다시 뒤로 돌아
동짓달 스무여드레날의 우리 일곱명 모습이다.
게으름 덕에 우리들의 따스한 우정은 이렇게`해를 이어 흐른다'는 생각!
한 주를 건너뛰었을 뿐인데 꽤 오랜만에 나온 것 같다.
늦게 일어나 못가겠다 싶었는데 마침 영경이와 소화가 늦게 올라온다고 같이 오란다.
`그러자꾸나. 지금 우리 나이에 몸이 시키는대로,
마음이 가는대로 느리적거림이 마땅한 일'이다.
마음은 청춘이라 자칫 티코가 그랜저같이 굴다가 빨리 고장나는 불상사는 없어야겠지.
느릿느릿....얼마나 걸었을까?
미자, 숙자,인자 그리고 행선이는 옥녀봉까지 올라갔다 내려오면서
중간 쉼터인 약수터에서 영경이와 소화를 기다리고 있단다.
"만나거든 그냥 내려와. 난 천천히 올라갈테니까."
약수터까지도 꾀가 나는지 힘든 것인지, 원!
`나이 한 살 더 먹는 것을 몸이 아네'라고 생각하다
더 먹은 나이 탓에 존심이 상해 머리를 설레설레 저어본다.
우리들 만나는 순간부터 청계산이 또 한번 떠들썩해진다.
싸온 과자도 수인이 준다고 못먹게 하고
언제 올건지 전화해 보라고 미자한테, 숙자한테 성화였다는 강소화!
숙자왈 "너희들 사귀니?"
모두들 한바탕 깔깔거린다. 우리들은 지금 사춘기다.
가랑잎 굴러가는 것만 보아도 깔깔 거린다는 사춘기.
우리들 만나기만 하면 깔깔거릴 일이 어디 한두가지인가!
수인이 열심히 찾았다는 소화이야기로 떠들썩한 속에 어느새 다리는 가뿐해지고
즐거움과 기쁨으로 붕~~떠버린 나,
"나 진작에 늙어버릴 껄... 늙는 것도 괜찮은데.ㅎㅎㅎㅎ"
영경이 웃으며 뒤돌아보며 내가 할 다음말을 정확하게 이어주다니......
어떻게 알았지? 그것은 제복의 그 때의 우리들 모습 중
내 모습을 기억해 낸 것이기 때문일께다.
우리 학교 다닐 때 거의 키대로 놀게 되고 친하게 되니까
키 큰 친구들의 일을 앞쪽 작은 사람들은 모르고 역시 키 큰 친구들은
앞에 앉은 작은 친구들의 일은 몰랐었음을 알게 된다.
지금은 그냥 한데 어우러졌던 모습들이다.
정말 늙어가는 것도 괜찮다니까.....
지금 우리들에겐 배려와 위로와 사랑이 가득할 뿐이다.
뒤떨어져 내려오는 친구를 기다리는 아름다운 얼굴들!
참 예쁘다. 나이를 가린 예쁜 미소가 참 아름답다.
꽁꽁 언 계곡의 얼음장 아래 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포근한 날씨에
봄이 가까이 왔다는 생각을 함은 너무 세월을 재촉하는 것일까?
그래도 봄은 기다려지는 걸!
활짝 웃는 인자의 모습, 행복한 우리들 모습이다.
숙자와 영경이 그리고 소화....신발 씻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웃음이 절로.
참새들의 방앗간입니다.
영경이만 쫓아다니면 좋은 물건 잘 고를 수 있긴한데
영경이의 물건 보는 안목과 눈썰미를 도저히 따를 수는 없다.
예쁜 모자들.....새빨간 행선이의 모자, 그리고 보라색이 잘 어울리는 인자의 보라빛 모자,
그리고 영경이가 지금 쓴 모자였던가?
오늘 점심은 곤드레 비빔밥이다.
미자도 영국에서 오랜만이고 점심 먹고 저녁까지 해결하자는 친구들!
거기다가 오늘 점심은 행선이가 또 쏜다지 않는가!
염치 불구하고 "오늘 안왔으면 큰일날 뻔했네. 그런데 왜~~?"
들째 아들 유학 끝남을 자축하는 의미에서다.
"축하 축하! "
그런데 벌써 2년이 후딱? 유학 간다고 축하턱 낸 것이 벌써 2년전이라고...?
미자 둘째 딸도 5월이면 2년 유학 끝나고 졸업이란다.
이러니 우리가 안늙어?
암튼 올해에도 좋은 일들 가득한 우리들, 모두모두 건강하자구요.
그리고 우리들 집에서 아무리 웃는다고 해도 이렇게 크게 웃고 떠들기가 어디 쉬운가?
올해에는 집에들 있지 말고 친구들과 어울려 그 옛날을 추억하며 웃고
떠들다보면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겠지?
노랫말처럼 `우리들의 이야기는 끝이 없어라'
인자 말마따나 우리들 만나면 어찌 이리 할 말이 많은지
친구들아, 궁금하지 않니?
개나리 진달래 피는 춘삼월에는 우리 모두 청계산에서 만나지 않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