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지금 널보러 가는 중 행복할꺼야"
10/8 8:32AM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내 phone에 뜬 메시지, 누구???
놀라움, 반가움, 행복감 그리고 !
"이 아침 행복 가득 안겨주는 친구가 있음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모두 많이 즐겁고 행복하길......" 8:59 AM 이리 보냈더니
"왜 못보여주는데?" 9:02 AMㅎㅎㅎ 한참을 웃었다.
"애 보느라고...."
"실망" 9:16 AM
"넌 좋겠다. 이런 좋은 친구들이 있어서......"
같은 방 쓰는 친구의 부러움 깃든 소리에 난 우쭐해진 행복한 날이었다.
그리고 또 한참......
10월엔 매화당에도 친구들 만남에도 못가고
올해는 가을을 잃어버리겠구나..생각했는데 계절이 나를기다려 줄때가 있나 보다.
단풍잎은 내 생애 최고로 아름다운 것 같고
이 예쁜 가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듯하니 그래도 난
그리 많은 죄를 짓고 살지는 않았나 보다.
10월은 해외 여행에 나간 친구들(숙자, 영경이, 인자 등등...)도 있고
이런일 저런일들로 미자와 향숙이, 미자와 영숙이그리고 옥이(영숙이 동생)
이렇게 2명이든 3명이든 그래도 매화당의 일정은 이어졌다.
화요일마다 만남이 즐겁고 기분 좋은 우리들인데 어쩌다 허리든 다리든
아프게 되면 한 동안 못보게 되고
참석 못한 친구의 수다는 더 그리워지게 마련이다.
그리고 11월이 되어 놓친 줄 알았던 가을이
그자리에 그대~~로 있는 바람에 더욱 활기차고 눈도 마음도 즐겁다.
우리 매화당들,오늘 11월20일,
모두 모여 서로서로 축하하는 자축연이었다.
우리 매화당 7살...맞지?
아직 어려서(?)..... 7살이라 했던가...아리송하네.
인자도 영경이도 숙자도 매화당 산행 한참만이지?
일곱돌 축하 점심 모임에 모두모두 모여라 했으니
그 동안 보고 싶던 친구들 만날 생각에 옥녀봉까지 갔던 친구들
발걸음이 바빴다.
올해는 왜 이리도 단풍이 고운거야?
곱고 고운 단풍잎들, 젊은 날의 푸르름은 까맣게 잊고
오직 지금의 아름다움에 모두 넋을 놓게 만든 유난히 예쁜 올가을이다.
`아니? 우리들......같은 때가 아닌지.....'
우리들의 지금, 바로 곱게 물든 단풍의 계절이 아닐까요?
그렇다면 우리들.....지금 아주 고운 단풍들.....?ㅎㅎㅎ
그런데 우리들 분명히 작년과 올해가 조금 다르지?
멀쩡하던 데가 조금씩 불편해져서 입밖으로 조심스레 내 놓을라치면
"나도 그래.맞아 맞아 나하고 똑같애"
`정말 늙어가나....?' 자존감이 조금다치는가 싶은데
우리 친구들,
"그래, 우리 나이가 다아 그럴 때야. 이 만큼 건강하여 웃고 떠들 수
있음이 감사할 뿐이지. 감사하며 더 즐기자구!"
이렇게 늙어가고 있음을 이야기 하는데도 우리들 표정은 밝고 예쁘고
그저.... `우리들은 아직도 꽃띠들'이다.
이렇게 웃고 떠들며 기쁘고 즐겁고 정답게
늙어갈 수 있는 우리들은 행운아 중에 행운아겠지?
양자야, 반갑다.
맑은 고운 네 목소리가 언제나 그립다던데...청계산이!
이젠 너도나도 좀 평지를 걸어야 할까보다.
"상례야, 소화야, 미희야,
왜 그렇게 보여주기가 힘드는데?"
ㅎㅎㅎ 나도 흉내를 좀 내 보았어. 자주 좀 보여주라구!
영숙이는 가을 속을 그리도 돌아치더니 누적된 피로로
병원 다니며 이제 조금 웬만해졌다. 오늘 산행은 못하고 그래도
점심은 같이 먹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 동안 못만났던 친구들의 모습에 예쁜 가을이 더 예쁘고 풍요롭다.
만날 때마다 언제나 하는소리지만
늘 만나는 친구들이나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이나
어쩌면 그렇게 할말이 많은지
우리들 옛날에 교실에서 이렇게 수다스러웠을~~~ ?
산을 내려오면서 보니 숙자와 영경이, 할말이 무척이나 많은가 보다.
키큰 영애와 향숙이도.... 미자와 행선이도.....
소화, 상례,영애를 선두로 숙자, 양자,영경이, 인자, 미자
모두 교실 뒷쪽에서 놀았지?
앞쪽의 키 작은 사람들은 누구누구......?
외국에 있는 친구들 까지 다 불러내어 한참 키재기다.
그러다 지난 주 대공원 단풍길이 예쁘더라며
"고만고만한 꼬마들 셋"이서 걸었다는 영숙이의 말에 온통 웃음바다다.
행선이, 향숙이,나 졸지에 `꼬마 셋'이 되어버렸다.
떡갈비에, 녹두전에, 감자전 그리고 식사들 시켜 다 먹고 나서 웃을 일은 또 있었다.
저 쪽 키 큰 친구들은 모두 비빔냉면과 회냉면, 미자는 장국밥
그런데 어쩌자고 꼬마 셋이서만 순두부를 시켰나......
또 한바탕 하하하 ~~~~~~
도대체 그걸 발견한 사람은 누구???
한창 예쁜 10대 소녀시절에 `가랑잎 굴러가는 모습만 봐도 웃는다'고
어른들이 하시더니, 지금 우리 모습이 그 짝인 것 같은데
우리들 만나기만 하면 타임머신 타는거지, 뭐!
"그러고보니 우리 키가 못 큰 것은 아마도 식습관 탓인가 보다"내가 내린 결론에 또한번 까르르르.....
예쁜 가을 속을 맑은공기 마시며 잘 걷고 맛있는 먹거리에
건강한 웃음까지...이러다 정말 우리 100세 장수노인 되는거 아닐까?
정겨움 가득한 오늘이 마냥 행복한 우리들.
"고맙다, 친구들아!"
그런데 기어이 또 한마디 들었다.
"그....글은 글 잘쓰는 향숙이가 써야된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