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여왕 5月이라 했던가?
오늘따라 `계절의 여왕'이란 단어가 무덤덤하게 뇌까려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붙잡을수 없는 시간에 대한 강한 서운함을 이겨내기 위한
자기 방어? 아니면 정말 마음조차도 늙어서?
몸따라 마음도 열심히 같이 가야겠지.
균형잡힌 삶(?)이 되어야 하니까.
5월의 마지막 주,더군다나 다섯번째 화요일이니 거의 다 오겠구나
생각하며 숙이 둘과 대공원역에서 10시에 만나기로 했다.
`아, 오늘은 오랜만에 시간 전이구나.
어쩜 내가 제일 먼저....?"
꿈도 야물딱졌지....의기양양 표찍고 나오며 휘돌아 보는데
저쪽에서 흔드는 손, 옆에 갸우뚱 참새처럼 머리 내민 또 한사람 숙이,
에그그...또 꼴찌다. 하긴 사람이 지조가 있어야지? ㅎㅎㅎㅎ
그런데 앉은 두 사람 앞에 웃으며 같이 반기는 얼굴을 보며 무심히 보았다가
깜짝 `이게 누구야?' 동시에 "언니.." 하고 부르는 옥이와
"응, 옥이도 같이 왔어" 하는 영숙이의 소리가 동시에 나왔다.
`아니, 어떻게...오늘 출근 안하는 날인가?'
이태리에서 국내 근무로 온지 이제 9개월이 되었다.
작년 8월 말경 귀국해서 바쁜 사무 일정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알고
이제 좀 한가해지면 보겠지...하고 있었는데 이리 반가울 수가!
대학 졸업하고 이태리 유학후 이태리 주재 대사관에서 근무하다
20여년 만에 귀국했으니 이 작은 산행도 옥이에겐 새로울 수 밖에.
참나무와 소나무 숲길, 솔잎 폭신한 오솔길을 힘들어 땀흘리며 얼굴은
하얗게 창백한데도 괜찮다며 감탄사 연발이다.
오늘은 처음이라 무척 힘들겠지만 이제 자꾸 이 언니들 따라
다니거라. 그러면 어린 나이니 금방 펄펄 날을 껄!
"정신 멀쩡할 때 놀고 싶어서"
그 귀한 외무부 참사관 자리도 미련없이 내던진 터이니
열심히 언니들 따라 산에나 오거라.
산이 좋기는 좋구나!
향숙이가 2,3주 전인가? 한참을 먹지도 못하고 고생하더니
곧 기력 회복해서 건강하게 산에 오르는 걸 보면 걷기가, 친구들과의 어울림이
우리 노년 건강에 정말 좋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그런데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어찌......?
원터골에서 영애와 숙자 두 사람 뿐이다.
`아니, 어째들 이리 바쁜지요!'
뭐, 백수가 과로사 한다더니 요새 우리한테 딱 맞는 말인 것 같다.
즐거운 비명???
영경이는 이태리 여행 중이고, 인자는? 양자는? 상례는 아직도
다친 발목이 안나았니?
미자는 산행은 못했지만 점심은 같이 먹기로 했단다.
그래서 점심에는 7명이 되었다.
오늘 점심은 옥이가 내었다.
다른 친구들 모두 말리는데 언니인 숙이는 물론이고
나까지 거든다.
"그래, 내도 되, 내도 되." ㅎㅎㅎ
따끈한 장국밥과 얼큰한 해물순두부
그리고 커다란 녹두 빈대떡으로 거하게 먹었으니 내 배는 부르겠다
집에 있는 사람들 저녁 해결은 각자 알아서 ?
에그~~~착한 미자씨 따라 나도 추어탕이나 사다 먹이자(?).
외모는 주굴주굴해도 말은 예쁘게 해야 할텐데 예쁜 말이 생각이 안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