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벌써 봄내음이 난다면......?
계곡 시냇물은 아직도 꽁꽁 얼어있고 우리 가는 길 오른 쪽 숲에는 하얀 눈밭이고
왼쪽 숲은 지난 가을 낙엽들이 햇볕 속에 겨울을 이미 보내 버린 것 같은 날,얼음을
속에 감춘 흙길도 있고 질퍽질퍽 녹은 흙길이 미끄럽기까지 하고 괜히 가져왔다 생각했던
아이젠을 꺼내 착용하기도 하고 다시 보드라운 흙길이 나오나 했더니 다시 질벅거린다.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이하는 산길이다.
미끄러지면 볼만하겠다느니 그 보다 주저 앉으면 다칠 것이라는 등 우리들의 이야기 속에
옆 쉼터에서 쉬고있던 영감태기들 “넘어지면 엉치뼈가 다치면 큰일날테니 조심들 하시라고...”
우리들이 같은 또래의 할망구들로 보이긴 했나 보다. 하긴 반세기 전으로 돌리면 그 곳에는
예쁜 꽃띠들과 까까머리 미소년들이었겠지....
“미자야, 향숙아, 영숙아, 진희야, 행선아 우리가 늙긴 늙었나 보다.
저렇게 늙은 영감태기(좀 고운 말을 썼어야 하나?)들이 우리들 말과 섞는걸 보면...ㅎㅎㅎㅎㅎ“
거의다 내려와 신발에 덕지덕지 붙은 흙을 턴다고 눈에 문지르고 누구는 얼음 구멍 흐르는
냇물 속에 발 살짝 담그고 흙 닦아내느라 법석인 속에 귀에 익은 목소리와 반가운 인사말
소리에 돌아보니 15회 동진이 형이다. 행선이 바로 위의 언니인 행자 언니도!
머리 허연 백발의 나이에도 불과 한 해 위의 선배님들이시건만 우리는 귀여운 후배요,
마냥 어리광 부리고 싶고 믿음직스러운 선배님들이시다.
우리 선배님들은 추어탕과 미용에 좋은 막걸리에 튀김 안주로 거하게 점심을 먹여 주셨다.
“박원세 선배님 그리고 선배님들.....맛있게 잘 먹었습니다.고맙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고 좋은 일 자주 있길 기원합니다.“
늘 참석하던 인자, 숙자, 양자 그리고 영경이가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그리고 다 내려와서 전화 받고 점심도 못 먹고 급히 서둘러 간 진희
다행히 진희 어머니 괜찮으시다니 조금은 마음이 놓인다.
일주일 동안 잘 지내고 다음 화요일에 또 보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