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여행을 떠나는 16동기 그대들의 장도를 축하하오며.
< 휘파람 불며>
아, 아 이곳에 저곳에 온통 가을이 와 머무르는구나.
아름다운 색의 조화로 어디든지 가보고 싶은 가벼움을 주며.
인내하며 익어 아낌없이 내어주는 열매들로
날마다 잔치 같은 풍요로움을 주는.
달콤한 단감을 이장 댁에서 스무 알이나 받아
아침마다 한 개씩 먹는 기쁨까지.
바람도 詩를 부른다.
오후의 밝은 햇살에 수~수~수 내리는 노란 은행잎들로
학교는 시의 마당이 되었다.
하늘 높이 가오리연을 띄워
연을 올려다보며 웃는 네 명의 아이들까지.
나도 가을과 사이좋은 짝이 되어 휘파람 불며
오래도록 해가는 줄 모르고 함께 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