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일보/CEO칼럼] 말이 인간을 만든다 2014-08-05

by 조현오 posted Aug 06,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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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일보/CEO칼럼] 말이 인간을 만든다
 
말은 쓰기에 따라서 화도 복도 불러와
좋은 말과 말투가 세상을 아름답게 해
언격(言格)이 인격(人格)임을 알아야
 
 2014년 08월 05일 (화)  경상일보   
 
 
신이 인간에게 공평하게 나눠준 선물은 시간과 말이라고 한다. 시간을 잘 활용하여 꾸준히 노력하면 길이 보이고 고운 말로 인품이 완성된다. 인간은 말로써 문화 발전을 이룩하였으나 한 편으로는 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말은 사용하기에 따라 복을 불러오기도 하지만 때론 독으로 타인의 가슴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어릴 때 받은 칭찬을 유일한 끈으로 삼고 일생의 뜻을 이룬 자도 있지만, 어떤 흉악범은 초등학교 때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저주를 평생 벗어나지 못하였다고 한다.
 
말은 일상생활과도 깊은 관계가 있다. 장사가 잘 안되어 지긋지긋하다든지 지겹고 죽는게 낫겠다는 사람들에게 복이 올리가 없다. 말은 소통의 수단이다. 즉 말하는 사람과 듣는 자와의 의사가 잘 전달되고 이해되어야 한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부부간은 물론 막말하는 정치인이나 국가 간에도 들으려는 자세가 되어 있지 않다. 이렇게 남·여 간에도 자기의 주장에 파묻혀 상대의 이야기는 25% 정도만 경청하고 75%는 무시하거나 왜곡·오해한다고 한다. 자녀와는 그 정도가 심하여 유리하게만 해석한다. 어른들은 좋은 것만 기억하는데 아이들에게는 나쁜 추억이 오래 남는다. 더구나 아동들은 긍정에는 둔감하고 부정에는 민감하다. 이는 자아가 덜 성장하고 자기 보호본능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언격(言格)이 인격(人格)이다. 인간은 남으로부터 인정을 받고자 하는 욕망이 강하며 특히 말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좋은 말씨를 쓰면 상대방은 물론 자신도 아름다워 진다. 말씨는 곧 말과 생각의 씨다. 씨는 뿌리는대로 거두고 가꾸는대로 수확한다. 콩이라는 말씨를 심고 팥은 거두기를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말에는 기분을 실어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 화가 날 때는 일단 참고 물을 마시거나 심호흡 혹은 간단한 산보를 권장하고 싶다. 화는 길어야 1분30초 이상 지속되지 않는다. 더구나 남자는 화가 나면 좌측 언어를 관장하는 뇌기능이 마비되기 때문에 정확한 의사전달이 되지 않고 횡성수설한다.
 
거짓말이나 험담은 삼가야 한다. 처음에는 흥미있어 거들먹거리지만 이내 들통나고 상대는 물론 말하는 자, 듣는 자 모두가 괴롭다. 거짓말도 한 번하면 부정하지만 두 번하면 의심하고 세 번하면 믿게 된다. 예로 많은 일본인들은 독도는 한국 땅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교과서에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니 향후가 걱정이다. 부정적인 말 한마디를 중화하는데 40개의 긍정적인 말이 필요하다고 한다. 고착화되기 전에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반박해야 한다.
 
진실이지만 삼가해야 할 말도 있다. 사람을 해치는 진실이나 남의 약점을 들춰내는 일은 금기이다. 말투도 세련되고 아름답게 가꾸야 한다. 일상생활에 전쟁용어가 너무 많고 일방적, 단도직입적 말을 자주 쓰며 욕과 쎈소리가 다반사다. 가장 즐겨 쓰는 언어가 “없다” 등 부정적인 말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청년 의식 조사에서 열개의 부정적 용어에 하나 정도가 긍정으로 네거티브 사고에 물들어 있다. 부정적인 환경에 젖은 젊은이들이 좋은 생각을 할 일이 없다. OECD 국가 중 행복지수 꼴지는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이고 자살율도 높을 수 밖에 없다.
 
사람들은 말을 선택적으로 듣는다. 좋은 충고도 자꾸 들으면 무시하고 흘러 버린다.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이고 장단 맞춰 추임말을 덧붙인다면 금상첨화다. 운명을 결정짓는 핵심적 변수는 말이다. 말의 속성을 간파하여 버릴 말은 버리고 피할 것은 피하여 언어를 관리하는 순간 새로운 인생이 열린다. 말이라는 모자이크를 통하여 인간성이 완성되고 진정한 내면이 깃든 진짜 모습이 만들어 진다. 부드러운 말이 강함을 이기고 오래가며 상대를 포용한다. 좋은 말과 말씨, 말투는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하고 세상을 아름답게 한다.
 
조현오 울산시티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