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회

졸업 60주년을 맞이하며

by 이성희 posted Jan 0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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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60주년을 맞이하여


 

 1964년부터 2024년까지 60년, 이만일천구백일

 우리가 홍안의 소년, 소녀에서 80 노인이 될 때까지 걸린 물리적 시간입니다. 

 그 안에는 격동의 대한민국 현대사와 개개인의 출렁이는 서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문득 뒤돌아보니 그토록 오랜 세월이 그저 몇 개의 장면으로만 축약되어 번개처        럼  스쳐 지나가버립니다. 

  인생이 한 바탕 꿈이었을까요?

  80년 세월이 한 줌 손바닥 안에 들어앉을 만큼 짧은 시간이라는 착각이 들기도 합      니다.

  언제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고 하는데 우리들의 화양연화는 과연 언제였      을까요?.

  지금 이 세상은 정신을 차릴 수 없을만큼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어 우리가 따라가      기엔 너무도 힘에 부칩 니다.  변화의 속도는 우리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합니다. 

  그러나 세상의 중심에서 멀어져보면 자신의 현재모습을 객관적 시선으로 바라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빽빽하던 울타리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헐거워져, 하나 둘씩 사라지고 주변에       남아 있는 사람이 드물어 지면, 추수끝난 빈 벌팥에 서 있는 것처럼 허전해집니       다. 그래서 노년에는 특히 친구가 필요한 법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들합니다. 

   서로에게 위로가 되는 친구로 남아 여생을 다독이며 살아갈 수 있으면 살이의         고단함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지 않을까요?

 

    3년 동안의 동문수학을 근간으로 하여 해마다 확대재생산하여 쌓아온 추억의          서사가 마음의 창고에 그 득 차 있을 것입니다. 생각날 때마다 꺼내어 <우리,          그땐 그랬지.> 하며 대화의 마당을 만들 수 있으면 좋 겠습니다. 

    외로울 때 손을 잡아줄 친구가 있음은 천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귀중한 자산입        니다.

    어제는 오늘의 과거이며 내일은 오늘의 미래입니다. 지금 이 순간을 금쪽같이          아끼며 살아갈 일입니다. 

 

     비록 먼 미래를 기약할 수는 없어도 아주 작은 희망의 씨앗은 틔울 수 있지 않         을까요?

      전쟁과 험난한 기후변화로 얼룩진 토끼해를 멀리 떠나보냅니다.

      새해에는 우리가 계획한 모든 일을 알차게 끝내고 아름다운 결말을 이룩하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동문 여러분 모두에게 평안과 행복이 깃들기를 빌며...

                 

                       2024년 1월 1일     이 성 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