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268회) 산행기

by 이성희 posted Feb 1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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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南山 素描( 268지각 산행기)

                                                                                                      이 성 희

 

 

公園 마당은 텅 비어 있다.

눈시린 햇살이 내려앉아 있고 비둘기 두세 마리 모여 모이를 찾고 있다. 강추위 덕에 지독한 미세먼지조차 저만치 물러났으니 시베리아 칼바람이 고맙게 느껴지기도 한다.

출발 전에 인증샷부터 찍어야 한다는 못말리는 할배, 할매들의 분주한 발소리에 그 적막은 쉬이 흩어져버리고 만다.

날씨 탓에 참석인원이 적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이는 기우에 지나지 않았으니 대거(!) 24명이나 모였기 때문이다.

머리를 다쳐 열 몇 바늘을 꿰맸다던 이재상군을 포함해서 모두 밝은 모습들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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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데군데 눈과 얼음이 복병처럼 남아 있어 골라 디디며 신경을 쓰지 않으면 자칫 미끄러지기 쉽다. 우리들에게 치명적인 위험인 낙상을 항상 경계해야 한다. 한 번 다치면 회복하는데 오래 걸리니 조심하는 것이 제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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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단공원을 시작으로 해오름극장 방향으로 올라간다.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오솔길로 들어선다. 1650m정도 되는 자연생태길은 걷기에 알맞은 숲속의 산책길이다. 길은 얼어붙은 부분이 있어 상당히 미끄러웠다.

이곳을 지나면 팔도 소나무 단지가 나오는데 각 지자체에서 직접 식재한 12500그루의 소나무를 심어 가꾼 곳이다.

비록 <철갑을 두른 듯>한 숲은 아니지만 보기좋게 도열한 모습은 충분히 아름다운 소나무군락지 앞에 모여 앉아 우리들의 빼놓을 수 없는 휴식시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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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262m)1910년 처음 市民公園이 되었으며 고종의 친필비석 <漢陽公園>이란 공원표지는 통일원청사 옆에 보존되어 있다.

山頂에는 국사당과 烽燧臺가 남아있고 육안으로 미세먼지를 측정하는 기준으로 안성맞춤인 236mtower 송신탑이 사방 50km를 조망한다.

의 낙산, 西의 인왕, 北岳과 더불어 옛 漢城府의 안산으로 도성을 감싸고 있다.

백범광장, 시립남산도서관, 안의사기념관, 이황동상, 정약용 동상 등의 명소가 들어서 있으며 장충단공원에는 淸溪川 복원 당시 옮겨 놓은 수표교다리가 보존되어 있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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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남산 기슭에 가난한 선비들이 많이 살았는데 궂은 날에나 신던 나막신을 맑은 날에도 신고 다니며 딸깍소리를 내곤 했다 한다. 양반체면에 짚신을 신을 수는 없으니 무겁고 불편해도 참았다는데 이로 인해 <남산딸깍발이>라는 소설이 생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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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최근까지도 우리의 머릿속에는 <남산>이라 이름이 공포의 대명사로 남아 있기도 하다.

귀동냥으로 들은 바에 의하면 인생을 <소풍>에 비유해서 맑은 시를 쓴 천상병詩人이 그 무서운 <공권력>의 피해자이며 고문의 후유증으로 반편으로 살다가 불행한 삶을 마감했다고 알려져 있다. 보는 사람이 그렇게 생각한 탓이지만 그의 는 역설적으로 천진하고 무구하기 이를 데 없으니 기막힌 일이긴 하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사라져 갔을까. 시간은 덧없이 흘러가고...

그러나 이제는 다양한 정비작업으로 그 汚名이 거의 씻겨져 나가고 있기는 하다.

몇십년 사람들의 뇌리에 박힌 험한 기억들을 없애는 데는 또 그만한 시간이 필요한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동대입구에서 시작해서 한 바퀴 돌아 한옥마을로 내려왔다.

그래도 두어 시간 걸렸다. 등허리가 제법 후끈해졌다.

 작년 11월에도 왔기 때문에 수월하게 찾은 중식당. 벌써 먼저 날아온(?)친구들이 진을 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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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끈한 탕수육과 굴짬뽕이 찬공기를 가뿐히 가라앉히고 차가운 맥주는 더운 기운과 더불어 목넘김이 산뜻하다. 1월 산행(!)을 마무리한다.

 참석자 명단

강기종 남득현 민일홍 박상규 박효범 박창호 박찬홍 변병관 신해순 심항섭 이재상 이종건 이명원 정만호 주환중 장용웅 허창회 황정환 남영애 박정애 진영애 정숙자 정영경 이성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