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두 해 전 이 친구에게 금연에 관해 물은 적이 있었다. 그는 특유의 단호한 표정으로 내게 말했었다. 소시 적 ROTC 장교 할 땐 많이 피웠는데 아주 오래전에 금연을 단행하여 아직 어긴 적이 없다고 했다.
16세 소년 시절에 옆자리에 앉기도 했었던 이 친구는 그 때도 노력하는 모습이 나와는 다른 듯 했는데 역시 나와는 다르게 산 듯 하다. 아직도 줄을 쳐가며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하는데 이 친구 보면 가끔 유식한 얘기를 딱딱 끈어서 아주 잘 말한다.
그런데 오늘은 나에게 걸렸다. 재미난 목요일의 오찬. 기분 좋은 틈새를 파고들어 이 친구에게 담배 한대를 물렸다. 순간에 ROTC 때 그 모습이 나오는 것 같다.
“아니 너 마저도!” 누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