戰死한 남편의 장례식 전날 밤 / 퓰리처 수상작

by 김영길 posted Jun 07, 201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戰死한 남편의 장례식 전날 밤

 

 

이라크戰에서 戰死한 남편의 장례식 전날 밤,

남편의 시신이 담긴 관 옆에서

마지막 밤을 함께 보내기를 원한 아내가

남편이 생전에 좋아했던 노래를

컴퓨터로 틀어놓은 채

관과 나란히 누워 엎드려

잠이든 모습을 찍은 사진인데

이 사진이 올해의 퓰리처 수상작이란다.

관 옆에는 해병대 예복차림에

부동자세로 서 있는 해병대원이

관을 지키며 서 있는데

배경을 보니 가정집의 거실로 보아 아마도

전사한 군인의 자택이 아닌가 싶다.

비록 시신일망정 땅속에 묻히기 전날의

마지막 밤을 평상시처럼 같이 보내고 싶어

메트리스와 이불을 펴고 그 위에

두개의 베게를 나란히 놓고 누워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젊은이를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해병 정장차림의 군인을

부동자세로 관 옆에 세워

정중하게 弔意를 표하는 미국정부의 태도와

최후의 밤을 같이 보내고 싶어하는

젊은 아내의 마음이 너무나 감동적이다.

아마도 그 젊은 아내는

마지막 시간을 남편이 살았던 시절의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마치 살아있는 듯이 즐겁게

젊은 부부다운 상상의 대화를

나누다 잠이 들었을 것이다.

戰死한 젊은 이의 마지막 순간을 지켜주는

미국 정부와 그 옆에서 마지막 밤을

같이 보내는 젊은 아내의 사진이 눈물짓게 만든다.

 

나무상자 춥지 않아요?

오리털 이불 유난히 좋아한 당신

딱딱한 그곳에 눕게 해서 미안해요

모랫길 아팠던 눈

나라 위해 총 메었던 어깨

차가운 시체로 내곁에 오셨군요

밤과 낮 뜨거웠던 사막

어제와 오늘 조국 위한 일념 하나로

당신이 죽어 왔어도

내 집 안전하고

내 나라 굳건히 버팁니다

밤 새워 우리사랑을 노래 할래요

당신의 숨결을 들을래요

당신의 영혼이 나를 감고 있어요

숨이 멎을 때까지 당신을 곁에 두고싶어요

아무도 당신을 데려가지 않았음 좋겠어요

내 욕심이겠지요

나만 생각하나 봐요

천사들이 안내하는 그 동산으로 먼저 가셔요

기다림 지친다며 눈물 흘리지 마시고

제가 보일 때까지 사과나무를 심어 주셔요

당신 너머 창 밖엔 비가 내립니다

이대로 강물 되어 당신을 데려가려나 봐요

행여 바람 거칠어질까 기도할께요

내 사랑 당신

슬픈 미소 보이지 않을께요

김영길
사진과 사진설명이 잘 어울린 듯하여 같이 보고싶어서 어느 사이트에서 옮겨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