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자효 시인 -시와 시학-
< 아름다운 노인이 되고 싶다 >
※가을을 맞이 하면서, 읽어보세요.
" 오늘 내가 생각하는 것은 조화이다.
갈등은 지난 세월로 충분 하다.
앞으로는 내 속에 조화의 정신을 갖고자 한다.
그것이 시인으로, 방송인으로 살아온 요즘의 나의 생각이다.
어떤 절대적인 존재가 내게 40대로 돌아가라, 30대로 돌아가라며
기적의 문을 열어준다고 해도 나는 응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현재가 좋다. 40대의, 30대의 그 불안과 고통이 나는 싫다.
최근에 이사한 집에서는 매일 낙조를 볼 수 있다.
낙조는 일출보다 아름답다. 가을은 봄보다 아름답다.
세상의 모든 것은 끝나갈 때가 아름답다.
사람도 노인이 청년보다 아름답다.
그 정신의 세계는 더욱 그러하다.
나는 아름다운 노인이 되고 싶다 "
(정지용 문학상 수상 소감에서 발췌)
***
빛나는 삶
남을 해치지 않았습니다.
약속에 충실했습니다.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고민했습니다.
허영에 넋을 팔지 않았습니다.
***
인생
신은 사람들에게 웬만큼의 시간을 베풀어 주었다.
웬만큼 조심하면은 6, 70년은 살 수 있다.
6, 70년.
긴 시간이다.
큰 욕심만 내지 않으면 세상도 웬만큼 구경하고
삶도 어지간히 즐길 수 있는 시간이다.
신은 거기까지 배려했었다.
웬만큼 조심하면은
큰 욕심만 내지 않으면
인생은 눈물겹도록 행복할 수도 있는 거였다.
***
소나무
생각이 바르면 말이 바르다.
말이 바르면 행동이 바르다.
매운 바람 찬 눈에도 거침이 없다.
늙어 한갓 장작이 될 때까지
잃지 않는 푸르름.
영혼이 젊기에 그는 늘 청춘이다.
오늘도 가슴 설레며
산등성에 그는 있다
***
가정
저음으로 말할 것
잔잔하게 웃을 것
햇빛을 가득하게
음악은 고풍으로
그리고 목숨을 걸고
그 평화를 지킬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