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 소년시절의 단상 "詩"

by 김영길 posted Mar 21,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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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   村


산나물에 구미가 당기고
조밥에 살이 지고
숯하고 바꾼 소금반찬에 성장 했다오.

뻐꾸기 울 때 분이를 낳았고
아낙네들이 머루 딸 때 쇠동이를 낳았소
황혼에 실연기 분이네 집이라 자자 했소.

분이는 메밀죽 쑤어 끼니를 보태고
쇠동이는 알밤 찾아 산으로 쏘다니고
파이룬 앞다랑에서 벼이삭 고개 숙였다오.

쇠동이는 구장 성화로 머리 깎고 학교에 가고
분이는 설날이면 인조치마에 고무신 신고
좋아 아이들과 몰려 다녔었소.

숯하고 바꾼 기름에 방안이 밝고
어버이 흥겨운 웃음소리에 잠들었을 때
쇠동이 글읽는 소리에 산촌 밤이 깊어갔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