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고 사는 삶

by 김옥건 posted Mar 10,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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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고 사는 삶
글/ 석 진


종달새 꾀꼬리 울고
꽃 가득히 피어 산색(山色)이
짙고 골짜기 아름다움이
모두 이 천지(天地) 의
거짓 모습이 아닌지요.


물 마르고 나뭇잎 떨어져
앙상한 바위와 마른 언덕에서야
비로소 천지의 참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봅니다.


봄은 만물이 소생하고
여름에 초목이 우거지고
가을에 울긋불긋 화려하게
대지를 장식하면.
겨울에 그 모든 아름다움이
사라져 다만 황량한
쓸쓸함이 남는데.


겨울에 속살을 드러냄은
그 위에 덥어던 허상과
진실을 드러내 보임이고
그 것을 알고 살다보면
허망하고 황망하기
그지없지 않을 까요.


이 모든 것이 우주 만물의
변화하는 모습이지만
그 본바탕은 겨울의
황량한 쓸쓸함인 것입니다.


세월이 이와 같을 진데
사람도 이와 마찬가지여서
부귀 영화는 곧 변화 될
인생의 꾸밈에 불과한 것
아무리 치장을 하고
가꾸어 본다 한들
헛되고 헛된것 입니다


인생과 절기의 삶의 변화는
어길 수 없는 순리의 길
너. 나 지나고 나면
입고 가던 화려함도
벗고 무색 무취
수의 한 벌 인 걸을
그 위에 꽃상여 올려
장식을 한다 해 본들
초라한 것은 나뿐입니다.


속이고 속고 살기에
늦은 후에 다 왔다는 것을
알 때는 때늦은 철듦이라
돌이킬 수 없는 인생역
마지막 막차를 타고
내리는 그 아찔한 곡예의길
요단강 건너 간 후가 아닌지요.


길게 살아온 것 같은
우리 인생의 길 역시
늙어 모든 세속적 명리
버릴 수 있을 때만이
비로소 인생의 참 모습을
드러내는 삶이 아닌가요.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 것인지
바쁘게 살아온 인생
황혼이 지기 전에는
집으로 돌아가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