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있다 한번 보자.

by 정태영 posted Aug 28,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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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우리 자유게시판엔 새로운 글이 뜸하다.

감성을 기우려 동감하며 신선한 즐거움을 느끼게 했던 친구들이 요즘 모두 바쁜 모양이다.

며칠 전에 올려진 김 용호의 글엔 겨우 두 세 개의 답 글만 달려있다.

우리 동기들 원래 답 글에 인색하기는 했어도 요즘은 더욱 그렇다.

이것도 백화점처럼 경기를 타는 건가.

 

그런데도 우리 동기들의 그림자가 뜸한 자유게시판에 클릭 수는 자꾸 많아지는 이유는 뭘까?

지나다니는 비회원 방문자들이 오다가다 빈번히 열어보는 것인가.

아니면 나처럼 가끔 들려 두리번거리다 습관적으로 한 두 개 열어보고 빠지는 건가.

새로운 글이 떠오르기를 기다리는 건 아닌가.

 

내용이 푸짐한 인생을 산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독서를 많이 해 간접 체험이라도 털어 놓을 처지도 아니다 그러나 오직 우리 자유계시판 채워 보려는 속셈으로 서둘러 한 줄 써 보기도 한다.

그 때마다 밤새워 쓴 연애편지를 새벽에 다시 읽을 때와 같은 황당한 심정이 되기도 한다.

우리 동기들 얼굴에 잔잔한 미소가 떠오를 수 있는 밝고 따뜻한 글을 쓰기는 그리 쉽지가 않다.

 

그 보단 산행하고 바둑두고 당구치고 골프로 모이는 것이 더 쉬울 것 같다.

문득 생각나서 전화해 점심을 같이 하는 것이 좋고 저녁에 모여 삼삼오오 한잔 하는 것도 좋다.

이럴 때는 앞 뒤 안 가리고 마음대로 떠들어도 그냥 부담 없으니 좋다.

이치에 맞지 않는 말도 좋고 억지가 좀 들어가도 다 웃을 수 있으니 좋다.  

 

하여간 가끔 시간 내서 불러줘 만나면 즐겁다. 어렵더라도 답글 하나 달아줘도 좋다.

예전엔  잘 몰랐는데 이제는 가끔 그러고 싶다.

우리 어렸을 때 젊고 유명했던 영화배우들, 케리쿠퍼, 존웨인, 클라크케이불

모두들 떠났고 이젠 우리만 남았다.

 

모두들 건강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