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의 생일들은 특히 잘 보내기를

by 노준용 posted Jun 06,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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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일은 음력 사월 스무닷새요 양력 6월5일이다.
경성부 신당정에서 태어났으니 어제로 57년을 산 거다.
어제의 생일은 일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의미 정도로
생각할 만한 일이긴 하다만 금년은 좀 다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우리 친구들에게 횡설수설 좀 해 보자.

 
난  생일을 양력으로 지낸다.
양력으로 일찌감치 전환한 나처럼
양력으로 기산하는 친구들도
대개는 자기의 음력 생일을 알고 있고
생일을 음력으로 카운트하는 많은 우리 친구들 또한
그 날이 양력으로는 언제라는 걸 알고 있을거다.

 
해마다 양력으로 카운트할 때의 날자와
음력으로 카운트할 때의 날짜(이 때의 날자는 양력이다)가 다르게 마련이다.
근접할 때도 있지만 여간해서 일치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일생에 딱 세 번 일치하는 해를 맞는다.
금년이 그 경우에 해당한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45년생의 경우 그 해가
1964년에 있었고 금년, 그리고 앞으론 한 번 더 2021년에 찾아온다.
물론 그 다음에도 계산으론 있긴 하지만
2059년이니 따질 의미 있는 사람이 우리 친구들 중 누가 될지?

 
금년의 내 생일이 38년만에 찾아오는 음양일치의 날이라는 건
식구들에게 고지되어 있고,
그래서 어제 보낸 내 생일은 최고의 날이었다.

월드컵 개최기간중에 생일이 돌아온 내게

이브는 폴란드와의 경기후에 celebrate했으니
의미가 배가(倍加)되었고


당일엔 같은 조 경기를 경기장에 가서 관전했고

식구들로부터의 선물은 지금까지의 기간중 물질로 각각 제일 큰 걸 받았다.
 
엊저녁 생일기념으로 수원월드컵경기장에 가서 관전한
미국과 폴란드와의 경기는 직접 보는 것이 티비로 보는 것과
느낌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야구는 몇 번 경기장엘 가서 본 적이 있지만
축구를 경기장에서 보는 건 첨 해 본 일이라 그런지
짐작만 하던 경기장 분위기가 대단했다. 재미는 있었지만
한 번 할 일이라 생각한 건 내가 많이 보수화 되었기
때문이라 느꼈다. 사람이 그렇게 한꺼번에 많이 모인 곳에
가 본 경험이 처음인데 난 전혀 뚱딴지같이 그 곳에서
군중심리라는 것에 대한 생각과 걱정을 했다. 동조현상,

 
각설하고 돌, 회갑, 칠순, 팔순도 다 의미 있지만
음양의 조화일치가 이루어지는 생일이 또한 의미있는 날
아니겠는가?

금년이 태어날 때의 음양과 같은 해라는 사실을
우리 친구들에게 진즉 해 주어야 하는데 정말 깜빡했다.
내 경우를 지내고 나서 여러분들에게 소개해도 많은 이들이
해당될 것 같아 늦었지만 얘기하고 횡설수설을 마쳐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