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또 보자.

by 정태영 posted May 06,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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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끼리 얘긴데,  너도 생각날꺼다  그 때 말야.
까만 교복, 까까중 머리. 빨간 벽돌, 푸른 담장이, 몬뻬 교복 입은 여학생에 하얗고 예쁜  얼굴과 교태.
 
하하. 40년이 지나서 어제 류민성이의 설매재에서 우리 맞났지. 엄쩡 많이들 왔더라.
술 먹고 얼굴 빨개져서 와글 와글,  마음 좋은 웃음 띤 주름진 얼굴,  하하.
 
빠지다 반 쯤 남은 머리칼 같은 오십대  후반.  우리끼리는 이젠 부끄러움이 없는 사이가 되가는구나.
 
생각하면 40년의 긴 날, 그래도 사람들 사이에서 사는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였잖아.
그래도 우리들 모습은  우리끼리 얘기지만 아직 고만고만 괜찮더라 그치 흐흐.
 
그 때 그 교복입고 예쁘던 소녀들이 시집가서 아이들 낳고, 어머니되고...,  아들 딸 시집 장가 보내고
어제 많이들 모이셨더라.  몇 몇은 옛날 얼굴이 생각나니까 더욱  반갑더구나.
처음 보는 얼굴도 누이같고, 어머나 같고, 친구들 이라니 쳐다보는게 옛날 처럼 기분이 좋더라.
 
내가 너희들 주려고 맛있는 영양떡을 준비했었던 것 알고들 있니. 어땟니. 괜찮게 맛 있었냐.
다음에도 내가 뭐 맛있는 거 있으면 같다주께. 시간 있으면 우리 모두 또 보자구.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