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이 찾는 이 없다고 '내가 왜 빈 집이냐'고 불평을 하네.
하여 스토리문학관에서 <11월의 詩>로 뽑힌 '빈 집 이야기'란 시를 퍼 왔네.
'빈 집 이야기'를 읽고 빈 마음들을 채워봄이 어떨지...
빈 집 이야기
빈 아궁이에 불을 지핀다
삶을 홀태질 하던 사람들
나락을 훑어내고
이삭을 훑어내고
떨어지는 낱알의 심정까지 훑어내고
가난의 문턱은 낱알이 쌓일수록
애꿎은 문고리만 잡아 당겼단다
문간방 호롱불이 어머니의 눈길처럼 따뜻해질때
구들장은 드디어 언 가슴 녹이며
깜깜한 문명 속에 가려진 원시림을 더듬기 시작했다
그랬을거다
깨진 사금파리는 장독대에 오르지 못하고
음습한 돌틈사이로
어머니가 되셨고 할머니가 되셨을
흙가슴에 기댄 채
기억 안쪽 작은 풀씨들을 자생시키며
부러진 나뭇가지의 관절을 딛고
도심 밖으로 뛰쳐 나올 겁먹은 오소리를 기다린지 오래이다
땔감이 타는 동안 뜰안의 감나무가 스러진지 오래이고
어머니의 애간장이 타는 동안
뒤안의 골단초가 칡넝쿨에 감기어 꿈꾼지 오래이다
까마득한 날들을 자작이며 그의 이야기를 들었을때
어머니는 순수의 알갱이를 남기신 숯이 되셨다
아궁이가 식는다 한 세월이 식는다
보랏빛 먹대왈을 가득 문 아이들이 헤진 문턱을 뛰어 넘어
내 안의 일주문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지은이 : ikmi)
하여 스토리문학관에서 <11월의 詩>로 뽑힌 '빈 집 이야기'란 시를 퍼 왔네.
'빈 집 이야기'를 읽고 빈 마음들을 채워봄이 어떨지...
빈 집 이야기
빈 아궁이에 불을 지핀다
삶을 홀태질 하던 사람들
나락을 훑어내고
이삭을 훑어내고
떨어지는 낱알의 심정까지 훑어내고
가난의 문턱은 낱알이 쌓일수록
애꿎은 문고리만 잡아 당겼단다
문간방 호롱불이 어머니의 눈길처럼 따뜻해질때
구들장은 드디어 언 가슴 녹이며
깜깜한 문명 속에 가려진 원시림을 더듬기 시작했다
그랬을거다
깨진 사금파리는 장독대에 오르지 못하고
음습한 돌틈사이로
어머니가 되셨고 할머니가 되셨을
흙가슴에 기댄 채
기억 안쪽 작은 풀씨들을 자생시키며
부러진 나뭇가지의 관절을 딛고
도심 밖으로 뛰쳐 나올 겁먹은 오소리를 기다린지 오래이다
땔감이 타는 동안 뜰안의 감나무가 스러진지 오래이고
어머니의 애간장이 타는 동안
뒤안의 골단초가 칡넝쿨에 감기어 꿈꾼지 오래이다
까마득한 날들을 자작이며 그의 이야기를 들었을때
어머니는 순수의 알갱이를 남기신 숯이 되셨다
아궁이가 식는다 한 세월이 식는다
보랏빛 먹대왈을 가득 문 아이들이 헤진 문턱을 뛰어 넘어
내 안의 일주문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지은이 : ikm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