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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미년 새해인사 '평안하고 아름답게 황혼의 행복을 즐기세요'

by 김두경 posted Dec 3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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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안하고 아름답게 황혼의 행복을 즐기세요’

조규삼 선생님께서 학창시절의 우리를 표현하신 글이 있었습니다.

“눈 빛이 총명하고 귀엽고 머리 좋은 아이들, 또 자존심이 강한 아이들.”

그들이 벌써 70이 넘어 황혼기에 접어 들었습니다.

우리들의 시대적 배경을 잠시 돌아 봅니다.

태생은 일본제국 또는 대한민국, 유소년기는 전쟁의 뒷맛(세계 2차대전)과 참맛(6·25한국전쟁)을 두루 보았고, 청년기에는 중3때 4·19의거와 고1때 5·16군사혁명으로 정치풍토의 변혁을 겪었습니다. 그 후 강력한 정부의 힘과 전국민의 열망속에서 선진 조국건설에 한평생 중추적 역할을 했습니다.

6·25 피난시절, 배고픔을 모르는 동네 아이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이때 HUNGRY정신이 저절로 몸에 배었고 생의 목표를 준 중요한 교훈이 되었습니다.

먼지 날리는 미군트럭을 쫓아가며“기브미초코렛 양키!” 그래도 안주니까 못알아들은 줄 알고 “초코렛! 기브미 양키!”를 외쳐댔죠. 배고프니까 도치법이 절로 튀어나왔습니다.

철수하는 미군기지에서 트럭들이 떠나자마자 혼신의 힘으로 달려가 덮어둔 흙더미속에서 찾아낸 캔고기,초코렛,비스켓,잼등 냄새도 좋고 입에 넣으면 그냥 넘어가는 난생 처음 맛 본 기막힌 서양음식. 어쩌다 구경하는 자동차나 비행기를 보고 “나는 언제 한번 타보나?” 막연한 기다림 뿐이었던 어린시절. 실로 엄청난 세상의 변화와 우리 생활의 변혁의 소용돌이를 지나왔습니다. 마치 ‘인터 스텔라에서 블랙 홀을 지나가듯이’.

동기 여러분,

그간 여러부문의 산업전선에서 주마간산으로 달려만 온 우리의 삶.

주마등처럼 흘러가 버린 우리의 발자취.

산으로 가득한 한반도 남녘에서 배고픈 전쟁을 거쳐 어른이 되어서는 희생과 역경을 즐거움으로 알고 열심히 살아온, 오늘날 전세계인으로부터 경이와 부러움의 눈총을 받게된 우리들.

졸업 50년을 넘기며 2015회장단이 하고 싶은 일이 두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멀어져 가는 동기들 찾아보기’-질병,노환,다른 사정으로 어려움에 처해있는 벗 찾아보기.

둘째는 ‘보고 싶은 얼굴 찾아오기’-오랜동안 연락이 없는 멀어진 양들을 찾아 우리 무리속으로 끌어 들이고자합니다.

동기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꾸준한 지도로 계속 이어지길 바랍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자신들을 보살피고 자신들을 위해서 살아야하는 황혼기에 들어 왔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행복해야만 하는 자격과 권리가 있습니다.

을미년 새해에는 우리 모두 즐겁고 기쁜 매일을 지내야합니다.

우리 마음속에 간직한 따뜻한 우정과 속깊은 배려로 황혼기의 첫 장을 평안함 속에서 아름다움과 향기로움으로 채워나가야 하겠습니다.

새해 더욱 건강하시고 가내 두루 만복과 행운이 늘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

서울사대부고 16회 동기회 015회장 김 두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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