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오랜만....

by 채수인 posted Nov 12,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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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오랜만이다.

정말 늙어가나 보다.벌써 이러면 안되는데.....

조금 게으름을 피웠을 뿐인데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 모습 전하기도 전에

또 만날날이 코앞이다.

365일이 하루같이 훌떡 지나가는 마당인데 일주일이 빠르단 말 못하지!

 

피곤함은 여전하고 치과 진료에 입안은 엉망이고 오랫동안 못만난 친구들이

보고 싶기도 하고....` 또 빠져?' 순간의 갈등이다. 

영숙이 전화에 "글쎄~~어째 몸이 시원찮아서...."꾀를 부려본다.

"에그 잘한다.잔소리 말고 나와. 나와서 움직이다 보면 괜찮아져."

"그래, 알았어. 그럼 내일 보자."

 

가을비 추적추적 내리는 낙엽 쌓인 산길, 미끄럽지 않을까?

 행선이 말한마디에 영숙이, 향숙이, 나 넷이서

대공원쪽에서 올라가기로 했다.

홀짝 뛰어 넘을 수 있는 낮은 줄을 쳐 놓은 뒤로 언뜻보기에는

들어가기 힘들 듯한 장애물을 이중으로 놓았는데 가만히 보니

철망은 없고 얼마든지 들어갈 수 있겠다.

누가 만들어 놓은 법일까? 무슨 법 몇조라고 써 놓았던 것 같기도 하고...

 

"우리가 담배를 피니 산불을 내겠나...자연을 훼손할 것도 아니고

우리같은 늙은 이들 잡아가 봐야 쓸데도 없을꺼고...."

"얘, 마늘 까는데 쓴데잖아..." 

겁들이 나긴 나나보다. 그래도 우리는 스릴까지 맛보며

옥녀봉까지 씩씩하게 잘왔다. 

 

 

 

 

 

 아무도 아직 안왔나?

원터골에서는 누구누구가 올라오는 것일까?

간식 먹는 곳에 빗물로 적셔져있고 아무도 없다.

 위쪽 옥녀봉에서 두 여자가 이쪽을 보고 있다.

내가 쳐다보았는데도  반응이 없는 걸 보니 우리 친구들은 아니군. 

그런데 조금 더 가까이 갔더니 그제서야 손을 흔든다.

미자와 숙자다.ㅎㅎㅎ

빗물에 뿌옇게 가린 시야 탓이지 나이 탓은 아니야.  

 계절 감각을 잃어버린데다 정리 되지 못한 뒤죽박죽

내 생활태도가 찾아 입은 옷이란게 계절에 맞지 않은 분홍바지라니....

그래서

 친구들 누군지 알아보지 못했다니 이래서 한바탕 웃었다.뭥미

 비가 와서 앉지도 못하고 반가운 마음들은 이리 선채로

한참을 웃고 떠들었다.

우리 네사람, 그래도 중간에 따끈한 커피 한잔은 먹고 왔는데

미자와 숙자는 그냥 왔나?

 

 이런 저런 일들로 한참만에 만난 우리들인데 정말 그렇게 오랜만인가?

어느새 한 주만 걸러도 오래 못 본것 같은데  

2주 3주 만이라니 정말 오랜만이긴 오랜만이네!

 

 

11월 초순, 아직도 단풍들이 이리 곱다니.....

 고운 가을이 이렇게 나를 반겨주다니, 이렇게 우리를 반겨주다니

고맙고 또 고마울 따름이다. 

 

겨울을 재촉하는 비니 이제 성큼 겨울 속으로 들어가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