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당 나이는 몇 살 이~~~게?

by 이향숙 posted Dec 06,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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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던 단풍도, 진달래 능선에 연분홍으로 만발하던 진달래도 흔적 없이 스러지고, 앙상한 나뭇가지만 바람에 흔들리는 12월 6일.

그러나 오전 10시부터 신분당선 청계산입구역 부근에서 만난 우리 매화당 11명은 그날의 꽃이고 단풍이었다. 대부분 진달래 빛 쟈켓을 사뿐히 차려입고 둘씩 셋씩 대화를 나누며 오르니 삭막한 산에 빛을 더하는 우리가 단풍이고 진달래꽃이다.

추운 계절 탓인지 지난주보다 훨씬 다른 등산객이 적었다. 오붓한 산행이다.

우리와 이 산에 처음 오른다는 이석영, 미국에서 와서 아직 체류 중인 한명희도 열심히 오른다.

매화당 첫 산행은 2005년. 이달로 만 6살 바기다. 마침 원터골 약수터에서 잠시 간식 타임을 갖는데 다섯 살 여섯살 유치원 꼬마들이 단체로 산행을 와서 옆 자리에 앉기 시작한다. 매달 한 번씩 우리와 똑같은 코스로 옥녀봉에 간다는데 등산화와 등산복을 갖춰 입은 그 모습들이 깜찍하고 귀엽기 짝이 없다. 그러고 보니 그 애들과 매화당이 동갑이네. 인생은 60부터라니 우리들 평균 나이도 6살이고.

그동안 우리들은 가을엔 1박2일로 용평 콘도에서 친목을 공고히 하는 시간을 보냈다. 또 올 가을부터는 문화 활동으로 마음의 양식을 채우고 취미 활동을 겸해 월 1~ 2회씩 좋은 영화를 수요일을 택해서 함께 감상하고 있다. 그래서 고대 이집트 18대 마지막 왕 투탕카멘의 묘에서 출토된 유물 전시회를 감상하고, 인도 영화 세 <얼간이들> 등을 감상하며 발전적인 만남의 시간을 계속 늘려가고 있다.

석영이는 오늘 전철을 타려다가 경로가 아니라고 역무원의 의심을 받았다고 얘기해서 “네가 이 중에 제일 젊어 보이나 보다.”며 한참 웃었다.

전엔 붐비던 옥녀봉 쉼터엔 아무도 없어 우리만 차지하고 앉아 가져온 온갖 것들을 먹고 서둘러 하산하여 단골집 조선면옥에 12시 30분 도착하니 풍자와 미희가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6돌잔치 겸 송년회라는 당수 박미자의 선창으로 맹물잔을 들고 “위하여”를 외쳤다. 이런 때는 사진 한 장 찰칵! 해야 하는데 늘 단골 사진가로 글과 사진을 올리던 수인이가 지독한 감기에 걸려 불참해서 아쉽지만 사진은 못 찍었다. 수인이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진다.

오늘따라 메뉴도 거하게 냉면이나 장국밥 외에 떡갈비와 빈대떡까지 푸짐하게 먹고, 풍자가 사온 맛있는 빵과 커피로 후식까지 깔끔하게 끝내니 부러울 게 없는 시간이다.

수인이가 빨리 회복하고 다른 친구들도 오늘 만큼만 건강해서 오래오래 청계산이 닳을 때까지 오르기를 희망해본다. 그리고 산행 후에 이어지는 식사와 수다까지 덤으로 얻으니 인삼 녹용보다 나은 가장 값 싸고 효과가 탁월한 보약이 아닐지?

산에서 얻는 무상의 보약을 앞으로도 매주 만나서 오래오래 맘껏 퍼가자꾸나. 소중한 매화당 친구들아.

참석자 : 박미자 회장, 강인자 김양자 김풍자 류미희 박정애 유정숙    이석영 이향숙 정영숙 정숙자 진영애 한명희

보고 싶었던 회원 : 남영애 전행선 정영경 채수인

                         (다음엔 이쁜 얼굴 보여줄거지?)